공매도 금액 연초 대비 2배↑ 올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

하반기 시장 공매도 경고음, 거래 대금 2배↑ 인플레이션 압박과 벨류에이션 하향 조정 여파 HMM 공매도 잔액 8,203억 (3.1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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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이달 7일까지 4,885억원을 기록하면서 하반기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업황 좋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고평가된 기업들이 공매도의 집중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이 연초보다 1%포인트 이상 늘어난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사는 23곳으로 집계됐다. KOSDAQ은 30곳이 포함됐다. 반대로 공매도 잔액 비중이 1%포인트 이상 감소한 상장사는 KOSPI 11곳, KOSDAQ 20곳이었다. 이 시기에 KOSPI 전체 시총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도 0.58%로 0.45%에서 0.13%포인트 높아졌다. KOSDAQ도 0.97로 증가했다.

코스피 종목 중에서 해운사인 HMM에 대한 공매도 잔액 비중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HMM의 공매도 잔액 비중은 8.14%를 기록했는데, 이는 연초 3.13%에서 5.01%포인트 증가했다. 금액면에서도 4,178억원에서 8,203억원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외에도 OCI(1.48%→5.21%), 현대두산인프라코어(0.81%→4.5%), DL(0.38%→3.88%), SK바이오사이언스(0.63%→3.79%)가 공매도 잔액 비중 폭이 컸다. 공매도 잔액은 공매도한 투자자가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업황 부진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기업들이 공매도의 대상이 됐다. HMM과 관련해선 경기 침체로 물동량이 줄고 해상 운임이 꺾이면서 해운 시장이 후퇴기에 접어든다는 관측이다. HMM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예상치가 6조2,856억원으로 올해 예상치인 10조7,649억원의 58% 수준이다. 이런 전망에 HMM의 주가가 25%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태양광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OCI도 비슷한 양상이다. 상반기 주가가 38%가량 급등했지만, 하반기 수익율이 -26.5%로 부진했다.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업황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관측에 주가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공매도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KOSDAQ은 지난해 주가가 급등한 종목들이 주로 포함됐다. 반도체 기판 회사 심텍은 공매도 잔액 비중이 5.72%에서 0.07%오르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로 LX세미콘(2.1%→6.13%), 다날(0.23%→4.09%), 에코프로비엠(0.72%→3.78%) 순으로 공매도 잔액 비중이 늘었다. 심텍은 지난해 주가가 99% 뛰었지만, 올해는 25%가량 하락했다. 다른 종목들도 작년 주가 수익률이 각각 187%, 205%, 194%를 기록하면서 작년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