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m 개발 순조롭다” 자신감 드러낸 TSMC,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도 ‘수율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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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2025년 양산" TSMC의 2nm 질주
큰손 고객 '애플' 등에 업고 순조롭게 시장 개척
겨우 3nm 도전장 내민 삼성전자, 수율 문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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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세계 1위 기업인 대만 TSMC가 2나노미터(nm·1nm=10억분의 1m) 공정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시장에 확산한 ‘양산 연기설’을 전면적으로 부정함과 동시에 2nm 공정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TSMC가 애플 등 든든한 협력사를 등에 업고 파운드리 시장을 질주하는 가운데,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첨단 공정 부문 ‘수율’ 논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TSMC 2nm 개발 상황은?

27일 공상시보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장샤오강 TSMC 공정개발 담당 부사장은 지난 23일 열린 한 포럼에서 “2nm 공정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계획대로 2025년께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시장 내에서 확산한 TSMC의 2nm 공정 양산 시점 연기설을 정면에서 반박한 것이다.

TSMC의 2nm 공정이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배경으로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이 지목된다. 삼성전자가 2022년 6월 3nm 공정에 도입한 GAA는 반도체 스위치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의 누설 전류를 줄여 칩의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장 부사장은 “GAA를 적용했을 때 수율(전체 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은 목표치의 90%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도 “2nm 공정에 대한 수요는 3nm, 5nm를 넘어설 것”이라며 제품 수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2nm 공정이 TSMC의 주력인 3nm 공정 이상의 수요를 끌어모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한 것이다. 지난해 TSMC 전체 매출 중 3nm 공정 매출 비중은 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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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의 탄탄한 협력 관계

시장에서는 TSMC의 ‘2nm 자신감’이 대형 고객사 애플과의 탄탄한 협력 관계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실제 지난 4월 11일 대만 언론 디지타임스는 TSMC의 2nm 칩 연구·개발이 이미 상당 수준에 도달했으며, 추후 2025년 출시될 아이폰17 프로와 아이폰17 프로 맥스용 칩으로 우선 적용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에는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COO)가 대만을 극비 방문, 웨이 CEO와 2nm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대만 경제일보가 업계에서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양측은 애플이 설계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TSMC의 2nm 또는 차후에 상용화할 차세대 파운드리 기술로 제조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TSMC의 2nm 프로세스가 애플의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될 자체 AI 칩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 이달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수년 전부터 데이터센터용 AI 칩 프로젝트인 ‘ACDC'(Apple Chips in Data Center)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각생’ 삼성전자 어쩌나

TSMC가 애플을 등에 업고 약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야 첫 3nm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양산할 예정이다. 이미 3nm 공정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TSMC에 뒤늦게 ‘도전장’을 내미는 구도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 작동을 위해 다양한 고급 연산을 담당한다.

양사 경쟁의 관건은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수율 안정화다. 중국 EET-CHINA, 대만 자유시보 등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nm 공정 수율은 20%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생산하는 칩 10개 중 8개에는 결함이 있는 셈이다. 반면 TSMC의 3nm 공정 ‘N3B’의 수율은 5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 진출 시점, 기술력 등 다방면에서 TSCM에 선두를 빼앗겼다는 평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음 달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되는 ‘파운드리·SAFE 포럼’에서 2027년으로 설정한 1nm대 공정 양산 일정을 2026년으로 앞당길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점차 격화하는 파운드리 시장 내 ‘나노 경쟁’을 의식해 본격적으로 TSMC에 맞불을 놓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3nm 기술력조차 입증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1nm 양산 소식이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