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은 끝났다”, 신규 벤처투자 1년 사이 70%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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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신규 벤처투자 108건-4,497억원
단계적 회복세, 2023년 하반기 본격화
정부 모태펀드 출자에 VC·AC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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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얼어붙었던 벤처투자 시장이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지난 1월 신규 벤처투자 규모가 지난해 1월과 비교해 70% 넘게 증가하면서다. 업계에서는 팬데믹 이후 줄곧 얼어붙어 있던 벤처투자 시장의 회복 속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단계적 회복 움직임

23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신규 벤처투자 금액은 4,497억원(약 3억3,786만 달러)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2,579억원) 대비 74.4% 증가한 수치며, 지난해 12월(4,361억원)과 비교했을 때도 3.1% 늘어난 수준이다. 100억원(약 750만 달러) 이상 대규모 투자가 1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하며 전체 투자금액 상승을 이끌었다.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기업은 마이리얼트립으로 756억원(약 5,68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이 외에도 스트라드비젼(420억원), 진이어스(300억원), 하운드13(300억원) 등이 연이어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 건수도 108건으로 전년 동월(83건)보다 30.1% 증가했다. 가장 투자가 활발히 이뤄진 분야는 교차산업 솔루션이다. 지능형 문서처리기술 스타트업 메인라인(270억원)을 비롯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250억원), 포티투마루(140억원)등이 일제히 100억원 이상을 투자받았다. 1월 교차산업 솔루션 분야의 총 투자금은 836억원을 기록했으며, 투자 건수는 15건이다.

이처럼 신규 벤처투자가 증가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은 투자 심리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했다. 여기에 정부도 올해 1분기 중 모태펀드 전액을 출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시장 회복의 의지를 다졌다. 모태펀드 관리보수 규정에 따르면 위탁운용사(GP)는 펀드 결성일로부터 3년 동안 펀드 약정 총액 기준으로 관리보수를 지급받는다. 그리고 3년 후부터는 투자 잔액 기준으로 관리보수를 받는다. 투자 집행이 없으면 그만큼 관리보수도 줄어든다는 의미다.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벤처투자 혹한기가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대내외적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 투자 재원이 있어도 신규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였다”고 짚으며 “그동안 쌓인 자금이 많은 만큼 매년 일정 금액을 집행해야 투자 관리보수를 받을 수 있는 GP들은 올해 공격적인 투자를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에 신중 거듭하던 투자 주체들도 적극적 행보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해까지 얼어붙었던 투자에 따른 기저효과가 아니냐는 비관론적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회복의 기미를 보이긴 했지만, 연간 투자 규모는 여전히 내림세를 거듭 중이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액은 전년(12조5,000억원) 대비 12.4% 감소한 10조9,133억원(약 82억 달러)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시장의 회복에 더 무게를 뒀다. 월별 투자 건수 및 투자금이 지속적으로 증가세에 있는 데다, 연간 투자 규모 역시 팬데믹 이전 수준을 거의 되찾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시작된 2020년 8조96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던 연간 벤처투자액은 이후 꾸준히 10조원대를 유지 중이며, 투자 건수 역시 2020년 연간 6,154건에서 2023년 7,116건으로 평년 수준을 되찾았다. 이같은 성적이 대부분 지난해 하반기에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 속에 출발한 올해는 그 증가 폭을 더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모태펀드 출자 사업을 향한 시장 참여자들의 높은 관심도 시장 회복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투자처를 찾지 못해 시장을 관망하는 VC나 액셀러레이터(AC)가 주를 이뤘던 지난해 상반기와는 달리, 투자 재원만 확보된다면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설 투자 주체가 그만큼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2024년 1차 정시 출자 사업’ 접수에는 총 20개 분야에 243개 운용사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들의 조합 출자요청액을 합산하면 2조9,837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