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릉’ 운영 메쉬코리아 창업자 유정범 의장, 회사 자금 무단 인출 의혹 사실무근이라 발표

25일, 유 의장 회사 자금 무단 인출로 급여 지급 지연된단 공지 올라와 유 의장, 자금 인출은 법원 허가 받은 정상적인 절차였다 주장 경영권 분쟁 중인 메쉬코리아, 공동창업자 간 진흙탕 싸움 어디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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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범 메쉬코리아 창업자/사진=메쉬코리아

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창업자 유정범 의장이 자신을 둘러싼 회사 자금 무단 인출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유 의장은 해당 자금 인출 과정이 법원 허가를 받고 정상적으로 진행된 절차였다고 해명했다.

유 의장의 이번 의혹은 메쉬코리아의 급여일인 지난 25일 메쉬코리아의 담당 인사팀장 명의로 올라온 급여 지급 지연 공지문에서 비롯됐다. 공지문은 당일 오전에 진행된 이사회에서 유 의장 해임안과 한국야쿠르트(hy)로의 지분 매각 안건, 김형설 신임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된 뒤 게재됐다.

‘스타트업 회사의 위험성’ 논란 부른 급여 지연 사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 중인 메쉬코리아의 급여 지급 지연 공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메쉬코리아는 공지문을 통해 급여 지급 지연 사태가 “유정범 전 대표이사가 회사 계좌에서 무단으로 자금을 대량 인출”해서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자금 인출 액수나 시기는 제시하지 않았다. 아울러 밀린 급여는 이사회에서 우선 인수 협상자로 선정된 hy를 통해 다음날까지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당 공지문은 지난 27일 오전 ‘스타트업 회사의 위험성’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배달앱 부릉? 미쳤네”, “대표가 횡령하는 건 처음 보네” 등의 댓글을 달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 의장, 법원 허가 받은 인출이라 해명하며 김 대표이사 책임 주장

유 의장은 27일 입장문을 내 “김형설 이사 측은 무단으로 금원을 출금했고 이로 인해 자금이 부족해 상사채권 등 변제 및 임직원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허위의 사실”이며 “약 2개월 전부터 개인 신용을 이용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매주 금요일 단기 차입하고 차주 월요일 상환을 진행하고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유 의장의 입장문에는 메쉬코리아가 밝히지 않은 자금 인출의 사유가 담겼다. 유 의장은 “당사 회생 신청 이후 현금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PG사 운영이 중단되는 주말 사이 기사들의 M캐쉬 출금을 위해선 금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평소보다 많은 자금을 회사가 보유할 필요성이 있”었으며, “설 연휴로 인해 기존 주말보다 2일이 많은 4일 동안 PG사 운영이 중단돼 평소 주말보다 더 많은 M캐쉬를 위한 자금이 필요했다. 법원 허가를 받아 금요일인 1월 20일 차입을 완료했고 연휴가 끝나는 25일 변제를 진행코자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25일 오전 채권자에게 단기차입금을 변제하려고 했으나 김형설 이사 측의 회사 거래은행을 상대로 신청한 허위의 인감 사고, OTP 사고 등을 이유로 거래은행 계좌가 정지돼 채권자에 대한 변제금 이체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여전히 회사의 은행 계좌에는 임직원 급여 7억원 및 상사채권을 변제하기에 충분한 금원이 확보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형설 이사 측이 정상적인 입출금 거래를 할 수 없도록 방해함으로써 급여 지급 및 상사채권 변제를 하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 급여 지급 지연 사태의 책임을 김 대표이사에게 돌렸다.

유 의장은 “마치 회사 자금을 횡령했고 이로 인해 회사가 급여도 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웠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이는 명백히 허위의 사실이다. 잘못된 사실이 더 이상 전파되지 않고 정상적인 회사 운영에 차질이 없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이며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유니콘 거론되던 메쉬코리아, 자금 상환 불발이 경영권 분쟁까지

지난 2021년 8000억원에서 1조원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메쉬코리아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OK캐피탈로부터 받은 주식담보대출 약 36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채권단인 OK캐피탈이 유진그룹으로의 매각 등이 포함된 사전회생계획(P플랜)을 법원에 제출하자, 메쉬코리아는 이를 막기 위해 유 의장 주도로 자체적인 자율구조조정지원프로그램(ARS)을 신청했다. 유 의장은 당시 3개월 안에 외부 투자를 유치해서 기존 채무를 변제하고 회생신청을 취하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후 hy와 손을 잡은 김 대표이사(당시 부사장)가 총 800억원에 메쉬코리아 지분 67%를 hy에 매각하겠다는 내용의 새로운 ARS를 신청했다. 지분 67%는 과반수인 만큼 사실상 hy가 메쉬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ARS 신청 소식을 전하며 모든 주주사가 여기에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법조계에서도 이번에 진행된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된 만큼 이 ARS가 채택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 의장은 이사회 개최를 막기 위해 전날 밤에 사무실 입구를 폐쇄하는 등 방해 공작을 벌였다. 이사회 종료 후에는 입장문을 통해 “김형설 이사가 개최한 이사회는 당사가 주주들과 체결한 주주 간 합의서에 위반되며, 적법한 소집권자인 유정범 의장의 정당한 이사회 소집을 방해하는 등 위법하게 개회된 이사회”이기에 메쉬코리아의 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경영권 분쟁 중 횡령 의혹은 비일비재, 10년의 세월도 소용없다

경영권 분쟁 중에는 상대방에게 횡령 등의 의혹을 제기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난다. 지난 2016년에는 이윤재 피죤 회장의 아들인 이정준 씨가 누나 이주연 피죤 대표를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당시 이 씨는 이 대표가 피죤 계열사 최대주주인 자신을 주주명부에서 위법하게 제거하고, 주주총회 결의를 받지 않고 98억원 상당의 피죤 주식을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이 회장을 상대로도 배당금 지급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2014년에는 도시경관 조성업체 누리플랜의 기존 경영진과 적대적 인수·합병(M&A) 세력이 대립하면서 횡령 및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소송전을 벌였고, 2019년에는 무선통신 분야 제조업체인 케스피온(KESPION, 당시 EMW)의 신임 대표이사가 전 대표이사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소하고, 전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는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며 법적으로 맞대응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유 의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김 대표이사는 유 의장에게 거짓 횡령 의혹을 덮어씌우려 한 것이다. 메쉬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 및 투자담당 총괄부사장(CIO)을 맡아 왔던 김 대표이사는 지난 2013년 유 의장과 공동으로 메쉬코리아를 창업한 인물이다. 이들은 10년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메쉬코리아의 ‘부릉’을 국내 배달 대행 매출 1위 플랫폼으로 만드는 등의 성과를 거뒀지만, 회사의 위기 앞에서 결국 진흙탕 싸움을 하게 됐다. 유니콘 기업을 눈앞에 두고 몰락한 메쉬코리아의 향방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