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출발한 영어 회화 학습 앱 스픽, ‘AI 프리토킹’ 기능 신규 출시

인공지능과 프리토킹하는 ‘AI 튜터’ 서비스 도입, 학습 자유도 높인다 음성 인식 기능·난이도별 콘텐츠 제공해 언제 어디서나 회화 연습 가능 한국 영어 학습 시장 ‘레드오션’, 효율적인 학습 기능 및 마케팅으로 이용자 유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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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픽이지랩스

투자 혹한기 상황에서도 최근 38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에듀테크 스타트업 스픽이지랩스가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반 영어 학습 앱 ‘스픽’에 새로운 기능인 AI 튜터(AI tutor)를 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AI 튜터는 원어민 교사 없이도 AI와 프리토킹을 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용자는 자신에게 역할과 상황을 무엇이든 설정할 수 있으며, AI는 상황, 맥락, 분위기에 맞춰 실제 원어민과 같은 대화를 구사하게 된다.

스픽은 자체 개발한 음성인식 AI 엔진이 0.1초 안에 사용자의 음성을 처리해 온라인 강의나 학원 대비 최대 10배 많은 영어 회화 연습량을 제공하는 앱이다. AI 튜터 도입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프리토킹을 경험할 수 있으며, AI가 영어와 한국어 양쪽 언어를 모두 인식하기 때문에 영어가 막힐 때는 한국어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픽 관계자는 “우리가 끊임없이 말을 하며 자연스럽게 모국어를 익힌 것처럼 영어 회화 공부에 가장 좋은 해결책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이라며 “고도화된 AI 기술을 바탕으로 영어 학습을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미국 기업, ‘영어 열정’ 넘치는 한국서 첫발 내딛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스픽이지랩스는 영어 교육 서비스를 출시할 첫 지점으로 한국을 꼽았다. 한국인의 영어 학습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수많은 잠재 고객의 존재를 눈여겨본 것이다. 당시 스픽이지랩스가 파악한 한국인들의 고민은 읽기·쓰기 능력에 비해 회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영어 회화를 실제로 연습할 기회를 갖기 어려운 환경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픽이지랩스는 영어 회화에 최적화된 영어 교육 앱 ‘스픽’을 한국에 최초 출시했다. 스픽에 탑재된 음성 인식 엔진은 0.1초만에 사용자의 음성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으며, 20분 정도면 100여 문장을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스픽 앱에는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제작되는 1,500여 개의 대화형 콘텐츠가 탑재되어 있다. 사용자는 다양한 콘텐츠와 음성 인식 기능을 통해 가상의 인물과 대화하듯 영어를 배울 수 있다.

콘텐츠에는 총 4개의 레벨이 존재하며, 레벨별로 코스가 나뉜다. 사용자는 자신의 영어 수준과 맞는 코스를 선택해 자유롭게 수강하게 된다. 학습 도중에는 ‘실시간 문장 교정 시스템’을 통해 말하는 모든 문장에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다. 특히 단순한 단어나 문법뿐만 아니라, 현지인이 듣기에 어색한 영어 표현까지 실시간으로 교정해 학습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스픽은 한국 진출 1년 만에 사용자가 20배 증가했으며, 앱 장터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회화 학습이 주목받으며 올해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사진=스픽이지랩스

저렴한 가격에 스피킹·반복 학습 경험 제공

스픽은 강의 듣기, 따라 읽기, 빈칸 채우기, 전체 문장 영작하기, 원어민과 대화 연습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한 영어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학습 과정에 말하기 활동이 포함되어 있는 만큼, 반복적인 회화 연습이 가능해 일방적인 강의 수강보다 학습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화영어 대비 저렴한 가격 역시 스픽의 매력 중 하나다. 전화영어 서비스의 평균 가격은 1개월 기준 최소 5만원, 일반적으로는 7~8만원 수준에 형성되어 있다. 반면 스픽은 연간 이용권 기준 한 달 9,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영어 회화 연습용 콘텐츠와 상황에 맞는 영어 표현 강의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핸즈프리 모드를 이용하면 출퇴근 시간 등 이동 시간을 이용해 효율적인 학습도 가능하다.

단점으로는 ‘나에게 맞춘 회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꼽힌다. 이미 형성된 콘텐츠에 사용자가 ‘참여’하는 형태인 만큼, 사용자는 제시된 문장을 소리 내서 발음하고, 문장 구조를 이해하는 방식의 학습을 하게 된다. 짜여진 문장을 따라 말할 뿐, 내가 말하고 싶은 내용 및 주제의 회화를 연습하기는 어려운 구조였던 셈이다. AI 튜터 서비스 도입은 이와 같은 낮은 회화 자유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리보기 서비스가 불친절해 수준에 맞는 코스를 설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타 영어 학습 서비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레벨 테스트’를 도입한다면 사용자에게 보다 효율적인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영어 능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사용자의 학습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도 스픽의 한계 중 하나다. 고급 레벨 코스 콘텐츠가 비즈니스, 면접 등 한정된 주제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토론 등 보다 심화된 주제의 콘텐츠가 탑재된다면 보다 원활하게 고급 레벨 학습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드오션’ 한국 영어 시장, 결국 중요한 것은 이용자 유치

한국 영어 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이며, 이는 비대면·AI 학습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픽의 대표적인 유사 서비스로는 링글이 있다. 링글은 1,000명 이상의 아이비리그 출신 튜터들과 회화를 연습할 수 있는 영어 학습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수업 방식, 대화 비중, 교정 강도, 교정 영역 등 수업에 중점을 두고 싶은 분야를 선택하게 되며, 이후 튜터와의 1:1 화상 강의를 통해 회화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수업 진행 후에는 영어 사용에 대한 AI 분석과 튜터의 피드백 리포트를 통해 학습 성취도 확인이 가능하다.

유캔스픽은 원어민과 함께하는 전화/화상 영어 서비스다. 타 전화영어 서비스와 유캔스픽의 차별점은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AI 말하기 연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AI를 이용해 수업 시간에 배울 단어 및 문장을 미리 학습할 수 있으며, AI와의 롤 플레이를 통해 교재에 있는 대화문을 연습할 수 있다. 이후 미국인 강사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게 된다.

스픽나우는 ‘AI 프리토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AI 튜터는 실시간 합성을 통해 정확한 발음의 답변을 만들어내며, 가상 캐릭터부터 가상 인간, 유명인 모델까지 다양한 형태 및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 사용자는 발음 및 외형 등을 고려해 취향대로 튜터를 선택할 수 있으며, 350여 개의 다양한 상황 중 하나를 선택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게 된다. 이밖에도 카메라를 통해 일상의 물건이나 영어 문장을 찍으면 단어 및 뜻이 출력되는 AR 단어장, AI 리포트 등 영어 학습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국내에는 수많은 비대면 영어 학습 플랫폼이 포진해 있다. 비대면 영어 학습 서비스 자체는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원어민 강사 및 AI 튜터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교수진의 실력을 통한 차별화도 어렵다. 결국 마케팅 및 효율적인 학습 기능을 통한 이용자 유치가 가장 큰 경쟁력인 셈이다. 차후 스픽이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과포화된 시장에서 추가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