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금리 인상에도 상승세 탔지만, “랠리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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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토이미지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장중 2만4,000달러를 넘어서며 6주 만에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29일 오전 2시40분(현지 시간) 비트코인의 코인당 가격은 2만43,34달러를 돌파했다. 경제매체 CNBC는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2만4,412달러까지 뛰며 6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27일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6만8,990.9달러) 대비 60% 이상 하락한 상태다. 통상 기준금리 상승 시기에 위험자산 가격은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시장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추겠다’는 발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파월 의장은 7월 기준금리 인상 직후 “통화 정책 기조가 계속 긴축으로 향하며 누적되는 정책 조정이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평가하고,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발언했다. 이같은 발언 이후 나스닥시장은 4% 이상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시장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 기조가 곧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조만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한편, 이같은 랠리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제기된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는 등 코인 투자에 비우호적인 거시 경제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가상화폐 거래소 기업인 코인베이스 글로벌(NAS:COIN)이 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업계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같이 보도했다.

배런스는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동일한 위험 자산인 나스닥 등이 급등한 데 동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이론적으로 주류 금융 시장과 독립적인 거래 체계를 형성한다. 하지만 가상자산 업계는 최근 주식시장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와의 동조화 현상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비트뱅크의 분석가인 유야 해세가와는 “비트코인의 단기적 전망은 여전히 다소 불안정하다”고 평가했다. 현 시점에서 가상자산이 거시적 요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다. 헤지펀드 스리애로우캐피털(3AC) 등 관련 기업의 연이은 파산, 코인베이스 글로벌(NAS:COIN)에 대한 당국의 조사 역시 가상자산에 비우호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한 번에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이 두 차례 단행된 데 이어 9월에도 재차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진행될 경우 미국 경제도 침체 국면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출 플랫폼인 스마트파이의 크리스 테리는 “가상화폐를 포함한 금융시장은 현재 표류하고 있다”면서 “경제가 침체되거나 둔화될 때까지 많은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2만 달러 기준 플러스 마이너스 10-15%의 좁은 범위에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내놨다. 가격이 상승하든 하락하든 놀라운 일이 아니며, 정체가 몇 주간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 강세가 지속되지 않을 조짐은 가상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한 선물 및 옵션과 같은 파생 상품 거래는 모든 가상자산 거래의 대부분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회사인 크립토컴패어에 따르면, 6월에 거래소에서 거래된 파생 상품의 거래 규모는 2조8천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거래소에서 거래된 가상화폐 1조4천억 달러의 2배 수준이다.

가상화폐 시장 조성자인 GSR의 트레이더 루크 패럴은 “가상화폐 랠리의 수명을 위협하는 추가 징후, 즉 옵션의 약세가 관찰된다”고 분석했다. 기술적 분석상 역배열이 나타나 가상 화폐 가격이 단기적으로 랠리를 이어가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어 “글로벌 거시 경제 환경이 장을 견인하고 있다. 남은 여름 동안 비트코인은 1만9천달러에서 2만3천달러 사이에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