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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3E로 엔비디아 손 잡은 삼성전자, HBM4로 승부수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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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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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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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5만 개 공급 계약 체결
삼성 “발열 문제 없다” 재확인
HBM4로 품질 논란 불식시킬까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12단 모델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대규모 납품 단계에 돌입했다. 엔비디아의 까다로운 퀄테스트를 통과하며 기술력을 입증했지만, 수랭식 서버 전용이라는 점에서는 여전히 발열 제어 한계를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찌감치 발열 문제를 일축하며 설계·공정 차별성을 강조한 삼성전자는 이후로도 계속되는 품질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HBM4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우여곡절 퀄테스트 통과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 12단(12-Hi)’ 모델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공급 물량은 최대 5만 개로, 해당 제품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울트라(Blackwell Ultra)’와 수랭식 AI 서버에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퀄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해당 모델에 사용되는 D램을 재설계하고, 후공정 생산성을 높이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번 계약은 AI 반도체 수요 급증 속에서 메모리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엔비디아의 전략과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 삼성전자의 목표가 맞물린 결과다. AI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GPU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고대역폭과 낮은 지연시간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데, 엔비디아의 이러한 요구 조건을 삼성전자 HBM3E가 충족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번 공급계약이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 재차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납품 물량의 상당 부분이 수랭식 서버에 탑재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냉각 효율이 높은 수랭식 적용은 발열 관리와 안정적 운용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지만, 이는 발열 제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데 따른 조치라는 해석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오랜 시간 공급 부족 상황에 내몰렸단 점을 고려하면, 성능 부분에서 일정 수준 타협에 나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사진=삼성전자

“메탈 비중 높이고 조인트 두께 조절로 발열 제어”

그러나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발열 문제에 대한 업계의 의구심을 일축한 바 있다. 김재춘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은 지난 4월 초 한국마이크로전자 및 패키징학회(KMEPS) 2025년 정기학술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객사에서는 정확하게 결함을 지적하며 해결을 요구한다”며 “일각에서 추측하는 발열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발언은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망 합류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퀄 테스트 통과에 대한 기대는 지난해 2분기부터 본격화했다. 이어 같은 해 3분기 개최된 컨퍼런스콜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HBM3E 퀄 테스트에서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며 “4분기 중에는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 상반기까지 이렇다 할 희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면서 업계에선 발열과 전력 효율, 수율 문제 등이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고 있단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우리는 HBM의 발열과 관련해 조인트의 두께가 핵심 요인이라고 판단했다”며 “자사의 열압착-비전도성접착필름(NCF) 공정 특성상 MR-MUF(Molded Reflow-underfill) 공정보다 조인트 두께가 매우 얇다”고 말했다. 이어 “HBM 열 저항에 기여하는 부분은 본딩 레이어와 베어(bare) 레이어, 패키징 관점에서는 본딩 레이어 등이 있다”며 “설계적 측면에서 보면 메탈 비중이 높을수록 좋은데, 삼성전자의 메탈 비중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정도”라고 자신했다.

차세대 HBM4 직행으로 신뢰 회복 총력전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차세대 HBM4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경쟁 제품과 차별화된 기술 적용을 예고했다. 5세대(1b) D램 기반으로 HBM4를 양산하는 경쟁사 SK하이닉스와 달리, 1b를 건너뛴 1c D램 기반 HBM4를 내세워 고객사의 선택을 받겠다는 목표다. 10나노급 D램 공정 기술은 ‘1x(1세대)-1y(2세대)-1z(3세대)-1a(4세대)-1b(5세대)-1c(6세대)’ 순으로 개발된다. 차세대 공정으로 갈수록 선폭이 좁아 공정 난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며, 용량과 성능은 향상된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HBM4 개발 방향은 오랜 시간 이어진 품질 논란을 불식시키는 목적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공급 과정에서 축적한 고객사 피드백과 성능 데이터를 차세대 제품 설계에 적극 반영해 발열·안정성·호환성 등 모든 측면에서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종국엔 안정적인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HBM4용 1c D램 웨이퍼 수율을 콜드 테스트 기준 약 40%, 핫 테스트 기준 50~60% 수준까지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감한 설계 변경과 공정 최적화 작업이 주효했단 분석이다. 연내 1c D램 수율을 콜드 테스트에서 6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목표를 계획대로 달성할 경우, HBM4의 고객사 공급도 현실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관건은 삼성전자가 계획한 시점에 HBM4 양산 및 공급에 돌입할 수 있느냐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26년부터 HBM의 평균판매가격(ASP)이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HBM4는 직전 세대 대비 프리미엄이 45%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HBM4 공급이 1~2개월만 늦어져도 삼성전자가 던진 회심의 승부수가 수익성 측면에서 빛이 바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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