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 순익 추정치로 IPO 재수 중인 엑셀세라퓨틱스, 기술특례 상장 존치에 의문 던지는 수준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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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상장 시도 후 포기, 2년 만에 다시 상장 시도 중
4년 뒤 순익 추정치 100억원으로 목표가 산정
과거 4년 후 순익 추정치로 목표가 산정한 기술 특례 기업들 주가 1/4 토막 이하로 떨어져
파두 사건 이후 기술특례 상장에 대한 시장 비관론도 악영향

세포 유전자 치료제(CGT) 전용 배양배지 전문기업 엑셀세라퓨틱스가 4년 뒤 추정 실적을 근거로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한다. 엑셀세라퓨틱스의 4년 뒤 추정 실적은 100억 순익이다. 지난 2022년 상장 포기 후 누적 적자 속에서 공모 자금을 통해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려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엑셀세라퓨틱스는 지난 4일 정정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정정 사항에는 수요 예측 3주 연기와 함께 기업 가치 조정도 포함됐다. 엑셀세라퓨틱스가 기대하는 기업가치는 705억원에서 875억원 수준이다. 공모에 성공하면 엑셀세라퓨틱스엔 105억원에서 125억원의 현금이 유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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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셀세라퓨틱스 홈페이지

2번째 상장 도전, 현재는 자본 잠식 상태

엑셀세라퓨틱스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2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바 있지만, 한국거래소의 사업성 보완 요구에 예심을 자진 철회했다. 상장 주관사인 대신증권은 기업공개(IPO) 재수생 엑셀세라퓨틱스를 위해 일반 청약자에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부여했다. 공모주 환매청구권은 일반적으로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공모주를 배정받은 주주가 증권회사를 상대로 청약받았던 주식을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실질적으로 가격을 보장해주는 조건인 셈이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정정된 신고서에서 연기된 일정뿐만 아니라 CGT 시장 규모와 자사 기술에 대한 차별성, 추가적인 위험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재했다. 주로 원재료 수급 관련과 매출처 편중, 배지 시장 규제, 계속기업 불확실성에 관한 위험 등이 언급됐다. 그러나 자본 잠식 상태에 따른 계속기업 불확실성에 대한 언급은 축소된 채 이익 전망치가 오히려 상향 조정된 부분이 눈에 띈다. 특히 2026년과 2027년 추정 영업이익을 기존 43억원, 105억원에서 46억원, 107억원으로 소폭 늘렸다.

증권가에서 엑셀세라퓨틱스를 문제 삼는 것은 4년 뒤 추정 실적을 끌어와 기업가치를 산정했다는 점이다. 회사는 2028년 당기순이익을 104억원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연 할인율 20%를 4년 반의 기간 동안 적용한 뒤 비교기업인 케어젠, 바이오에프디엔씨의 평균 주가 수익비율(PER)인 25를 곱했다. 과거 샤페론, 아이엠비디엑스가 4년 후 실적을 공모가 산정에 쓴 바 있으나, 지난 2년 간 11,600원에서 2,040원으로, 지난 3달간 40,550원에서 12,070원으로 하락했다. 엑셀세라퓨틱스의 4년 후 실적 기준 주가에 대해서도 시장의 불안감이 감도는 것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4년 후 실적 100억, 시장 불안감에 환매청구권 부여

엑셀세라퓨틱스는 지난 2015년에 설립된 세포의 체외 배양을 지원하는 배지 생산에 초점을 맞춘 기업이다. 기업 설립 초기 성장세를 구가하다 2021년 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에는 다시 하락세다. 2022년 10억원, 2023년 11억원, 올해 1분기 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영업적자를 보고 있다. 계속된 적자로 엑셀세라퓨틱스는 사실상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결손금 누적으로 올해 1분기 기준 자본잠식률은 96.4%에 달한다.

부채비율도 6138.89%까지 치솟았다. 회사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재무 문제들을 해결하고 매출 확대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엑셀세라퓨틱스 측은 “매출이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공모를 통한 자금 유입 시 해당 지표들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엑셀세라퓨틱스은 올해 35억원, 2025년 82억원, 2026년 118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다만 고객사와의 비밀유지계약(NDA) 등을 이유로 수주 잔고를 공개하지 않는 등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진 않았다.

완전자본잠식 상태라고 하더라도 IPO가 불가능하지 않다. 지난 2018년 코스닥시장 상장요건이 일부 변경되며 ‘계속 사업 이익이 있을 것’, ‘자본잠식이 없을 것’ 등의 조항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기술성을 인정받은 바이오텍들이 기술특례 트랙으로 상장에 성공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2월에 상장한 이에이트는 2020년부터 상장 전까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었다. 이에이트는 200억원가량의 공모자금으로, 2023년 마이너스(-) 82억원이던 자기자본을 139억원으로 전환시켰다.

기술특례 상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 던지는 사건 될 수도

IB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샤페론, 아잉엠비디엑스가 연이어 주가 폭락을 겪으면서 엑셀세라퓨틱스의 상장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상장 재수에도 실패할 경우 추가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계속 기업 가정도 유지되기 어려운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이길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제시해야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파두의 부실 상장 사태 이후 시장 전반적으로 기술특례 상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상장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매출액 규모가 적은 만큼 재무제표 조작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없지만, 실제 매출액이 거의 없는 기업에 대한 과대 포장이 반복되어 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기술특례 상장 기업들이 대부분 약속했던 매출 성장을 못 이어가는 상황 속에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유지해야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도 나온다. 기업들의 자본금 확보를 위해 삭제했던 ‘계속 사업 이익이 있을 것’, ‘자본잠식이 없을 것’ 조건이 다시 추가되지 않으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만이 확대되고 있는만큼, 엑셀세라퓨틱스 상장 재수 성패가 투자자들이 기술특례 상장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될 것이라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