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기술 도입하지 말라” 일론 머스크, 애플에 ‘경고’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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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에 생성형 AI 도입하는 애플, 일론 머스크는 '견제'
오픈AI 대상 폭격 이어가는 머스크, 소송까지 제기
공동 창립자에서 '천적'으로, 오픈AI 영리적 활동이 빚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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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을 경계하고 나섰다. 애플이 운영체제(OS)에 오픈AI 기술을 도입할 경우, 테슬라 사내에서 애플 제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등 강경책을 펼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애플 기기 사용 금지” 머스크의 초강수

10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애플이 OS 수준에서 오픈AI를 통합한다면 내 회사들에서 애플 기기는 (반입이) 금지될 것”이라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보안 위반”이라고 썼다. 또 “방문자들은 (회사의) 문 앞에서 애플 기기를 확인받아야 하고, 이것들은 패러데이 케이지(외부의 정전기장을 차단하는 도체 상자)에 보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이어 “자체적인 AI를 만들 만큼 똑똑하지도 않은 애플이 오픈AI가 당신의 보안과 사생활을 보호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히 터무니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애플이 일단 당신의 데이터를 오픈AI에 넘겨주면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그들은 당신을 배신하고 팔아넘기는 것(They‘re selling you down the river)”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머스크는 오픈AI가 애플의 아이폰을 통해 사용자의 데이터를 빨아들이는 모습을 빗댄 이미지와 함께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쓴 게시물을 게재했다. 한편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소재한 애플 본사에서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를 개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적용되는 iOS에 AI 기능을 본격 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머스크-오픈AI ‘소송전’

주목할 만한 부분은 머스크가 이전부터 오픈AI에 대한 경계심을 표출해 왔다는 점이다. 지난 3월 머스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오픈AI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영리사업 중단·AI 기술의 오픈소스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올트먼과 오픈AI 공동 창업자인 그렉 브록만이 인간의 이익을 위해 ‘비영리 AI 연구소’를 설립하자던 약속을 어겼다는 주장이다.

머스크의 변호사들은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합의를 깨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머스크 측은 “오픈AI의 웹사이트는 범용 인공지능(AGI)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주도록’ 보장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공언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실에서 오픈AI는 폐쇄형 소스(closed-source)로,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 기업인 MS의 사실상 자회사로 변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현재 오픈AI는 철저한 ‘비밀주의’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GPT-4 학습에 사용되는 광범위한 데이터, 모델 구축을 위한 코드 등은 제3자가 확인할 수 없는 ‘블랙박스’에 비유되기도 한다. 이는 구글, 메타 등 빅테크 AI 경쟁사들이 줄줄이 오픈소스 전략을 채택하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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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해차가 낳은 악연

그렇다면 머스크가 오픈AI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는 이유는 뭘까. 머스크는 2015년 오픈AI를 공동 창업한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다. 당시 머스크와 올트먼을 포함한 여러 유명 인사들은 구글의 독주를 막고, 인공지능 연구를 통해 인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뜻을 모아 오픈AI를 설립했다.

문제는 이들 사이의 ‘견해차’에 있었다. 올트먼은 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이 필수적이며, 비영리 조직으로는 연구 개발 비용을 충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그는 영리를 추구하되 일정 수익 이상을 취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러한 올트먼의 주장이 오픈AI의 초기 목표에 배치된다고 판단해 제안을 거부했고, 결국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2018년 조직을 떠났다.

이후 올트먼은 2019년 자회사 ‘오픈AI LP’를 출범시켰다. 비영리와 영리의 ‘중간 형태’인 오픈AI LP는 △투자를 받지만 최대 100배까지만 불려준다 △이익보다 미션이 먼저다 △영리적 결정은 지분 없는 이사들이 내린다 등 특유의 원칙 아래 영리 활동을 수행했다.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10억 달러를 투자하며 받았던 지분 역시 오픈AI LP의 지분이다. 머스크는 오픈AI의 영리적 행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현재까지도 견지, 꾸준히 불만과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