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수수료’ 앞세워 수익 확대 나선 G마켓, 판매자 이탈 리스크 떠안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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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인수 이후 적자 행진 이어온 G마켓, 전환점 마련 '총력'
일부 판매자 상대로 월 5만5,000원 서버 수수료 부과
판매자 일부 잃어도 어쩔 수 없다, 당장 '실적 개선'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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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마켓

G마켓이 이달부터 오픈마켓 판매자(셀러)를 대상으로 서버 이용료를 부과한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참전으로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격화한 가운데, 수익성 악화 기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을 내놓은 것이다.

G마켓, 서버 수수료 본격 부과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이달 1일부터 서버 이용료 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서버 이용료는 플랫폼이 서버 환경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걷는 수수료다. 이에 따라 전월 상품 판매 대금이 500만원 이상인 G마켓·옥션 오픈마켓 셀러들은 월 5만5,000원 수준의 수수료를 납부하게 됐다.

G마켓은 급격히 늘어난 재무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버 이용료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G마켓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1,967억원으로 전년(1조3,637억원) 대비 12.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록한 영업손실도 321억원에 달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G마켓은 2022년에도 654억원의 적자를 냈다”며 “2021년 이마트(신세계)에 인수된 후 기록한 적자만 1,000억원에 육박하는 셈”이라고 짚었다.

시장에서는 G마켓이 이번 서버 이용료 도입으로 재무 위기를 일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수수료 부과 조건에 부합하는 판매자 1인당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이 연간 66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G마켓의 최대 판매 수수료가 여타 플랫폼 대비 높은 만큼, 이번 정책으로 셀러들의 불만이 증폭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셀러 이탈 위기 가시화

G마켓 역시 셀러 이탈을 막기 위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올해 1월부터 신규 판매자, 매출 증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셀러 등을 지원하는 ‘슈퍼딜’ 판매 관리 시스템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슈퍼딜은 G마켓 메인화면을 차지하는 핵심 딜 코너를 셀러가 무료로 직접 등록·관리하는 서비스다. 이외로도 G마켓은 지난달 24일부터 옥션 중분류 카테고리 4개의 판매 수수료를 인하, 셀러 부담 경감을 위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황소개구리’로 꼽히는 중국 알리익스프레스가 수수료 0원 정책을 중심으로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점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달 말까지 자체 앱 내 한국 브랜드 전문관인 ‘K베뉴’ 입점사들을 상대로 판매 수수료를 받는다. 당초 해당 정책은 지난 3월까지 유지될 예정이었지만, 국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이달까지 기한을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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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이달 중 해외 판매를 위한 글로벌 판매 채널 오픈을 앞둔 만큼, 셀러 추가 확보를 위해 수수료 면제 정책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는 그룹 내 글로벌 플랫폼에 한국 상품을 입점하기 위해 소싱 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라며 “수수료 면제 정책은 셀러 확보를 위한 좋은 ‘미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부터 서버 수수료 부과를 본격화한 G마켓과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성장보단 수익성” G마켓의 내실 다지기

한편 일각에서는 G마켓이 당장의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서버 수수료 부과 정책을 무작정 ‘악수’로 볼 수는 없다는 평도 흘러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 등의 셀러 친화적인 수수료 정책이 ‘위협’이 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연간 흑자 전환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G마켓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수익 확대가 절실하다는 시각이다.

실제 올해 2월 G마켓 측은 지난해 실적을 공시하며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등 ‘지속 가능한 경영체질’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며 “제휴 채널 의존도를 낮추고, 마케팅을 효율화하는 등 적극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을 통해 영업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공격적인 마케팅 대신 비용 절감 등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G마켓이 점유율 훼손 리스크를 일부 감수하더라도 흑자 전환을 위한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