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미국 에너지부 IRA 보조금 1,300억원 수혜 “해저케이블 과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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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너지부(DOE)로부터 1,365억원 투자세액공제
미국 해저케이블 공급망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
韓 전선업계 투톱 LS전선·대한전선, 글로벌 시장 영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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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이 미국 해상풍력단지에서 해저케이블을 시공하고 있다/사진=LS전선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대규모의 투자세액공제를 받는 LS전선이 미국 해저케이블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지역별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초기 시장으로 불리는 해저케이블 시장 내 차별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미국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보유한 업체는 프랑스 넥상스(Nexans)가 유일하며, 이탈리아 프리즈미안(Prysmian)이 신규 건설 중이다. LS전선이 현지 생산법인을 통해 북미에 진출할 경우 현재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의 메이저업체들과 과점 구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S그린링크, 미국으로부터 9,906만 달러 지원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LS전선의 미국 해저사업 자회사인 LS그린링크가 미국 에너지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지원 대상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9,906만 달러(약 1,365억원)의 투자세액공제를 받게 됐다. 미국 에너지부는 IRA 48C(적격 첨단 에너지 프로젝트 공제) 조항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및 탄소 중립 관련 사업에 총 100억 달러(약 13조7,000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원은 △신재생 에너지와 전기차 공급망 구축 △배터리와 희토류 등 주요 자원의 제조 및 재활용 △탄소 감축 등에 관련된 100여 건의 사업에 대해 이뤄진다.

이번 지원금은 시설투자 지원금으로 IRA 보조금 중 친환경차 세액공제,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와 함께 핵심 보조금으로 분류된다. 1차 세액공제 금액인 40억 달러(약 5조4,800억원)의 67%에 해당하는 27억 달러(약 3조7,000억원)가 ‘청정에너지 제조 및 재활용’ 부문에 할당된다.

해당 프로젝트는 총 35개 항목이며, LS그린링크의 투자세액공제금액은 35개 프로젝트 중 6~7번째에 달하는 높은 수준의 공제금액이다. 특히 청정에너지 제조 및 재활용 부문에서 LS그린링크의 공제금액은 하이랜드머티리얼즈, 엔텍, X에너지 등에 이어 4번째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규모 대비 공급망 부족, 선점 효과 누릴 듯

이번 보조금이 주는 최대 시사점은 LS전선의 북미 증설의 타임라인이 구체화 됐다는 점이다. IRA 48c 세액 공제를 위해서는 프로젝트가 채택된 이후 2년 내 프로젝트 인증, 추가 2년 이내 프로젝트의 서비스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 LS전선은 미국 현지에서 2027년 초고압 해저케이블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2028년 LS전선의 해저케이블 부문 예상 매출액 1조4,400억원 가운데 33%(4,800억 달러)가 미국 신공장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LS전선의 북미 공장 증설에 대한 보조금 외에도 주정부에서 제공하는 보조금을 추가로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예상을 상회하는 보조금 혜택으로 인해 높은 부채비율과 대규모 투자금액이 부담이었던 LS전선의 자금조달 부담 완화도 커질 예정이다. 더욱이 미국에선 현재 프랑스 업체 단 한 곳만 해저케이블 공장을 운영 중으로, 시장 규모에 비해 공급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LS전선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경우 선점 효과도 크게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미국 투자가 장기적으로 해저케이블 매출액 확대와 더불어 수익성 성장에도 힘을 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총 매출액 규모가 각각 2,000~3,000억원에 해당하는 동해 4, 5동 증설에 필요했던 자금은 각각 1,859억원, 1,555억원이었다. 반면 미국 투자는 토지와 생산설비 투자가 동시 필요하며 이번 세액 공제의 경우 생산설비 투자에만 1,300억원이 들어간다. 이에 북미 공장이 완공될 경우 총 매출액 규모는 동해 증설 때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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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당진공장의 모습/사진=대한전선

대한전선도 해저케이블 공장 구축에 9,900억원 투입

글로벌 시장의 해저케이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LS전선의 경쟁사인 대한전선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대한전선은 시장의 후발주자로 진입했지만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제품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공장 증설, 국외 생산기기 구축 등에 9,9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9,900억원 투자액 중 무려 95%인 9,400억원은 해저케이블 신규 공장 구축 및 증설에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4,6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2공장 등의 투자자금도 확보했다. 2공장은 2027년 상반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저압에 이어 354kV, 525kV HVDC 등 고압 해저케이블까지 만든다. 대한전선은 현재 1,003억원 규모의 영광낙월 해상풍력 발전 사업의 해저케이블 공급을 수주했으며 안마 해상풍력단지 우선공급대상자에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해저케이블 사업은 기술 장벽이 높은 영역이기 때문에 특히 수주 경험이 많은 국내 전선 기업들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해외 법인·공장 설립 등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