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거듭하는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 기술력 딛고 화성까지 날아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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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 통신 장비 마비로 '반쪽 성공' 거둬
끊임없는 실패에도 계속되는 실험, 자금 조달 비결은 
위성 인터넷·로켓 재활용 등 자체 기술로 수익성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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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쏘아올린 세 번째 스타십(Starship) 로켓이 발사 이후 귀환에 실패했다. 원활히 이륙해 귀환 전까지 대기권 밖 우주에서 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나, 귀환을 위해 대기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연락이 두절되며 ‘반쪽 성공’을 거둔 것이다. 누적되는 실패 사례에도 불구, 스페이스X는 자체 기술력을 발판 삼아 꾸준히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귀환 실패한 스타십, 추후 보완 착수

스페이스엑스 스타십은 14일(현지시간) 오전 9시 25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스타베이스에서 이륙 과정상 실패 없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대기권을 돌파한 스타십은 지구를 절반가량 돌며 비행한 후 약 45분 후 대기권 안으로 재진입에 나섰다. 계획대로라면 스타십은 궤도비행을 마친 뒤 발사 후 약 65분(1시간5분) 만에 인도양에 낙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스타십은 인도양 착륙지를 향하던 중 통신이 두절됐다. 전문가들은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빠른 속력으로 공기 마찰이 강해졌고, 이로 인해 통신 장비가 손상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항공우주 업계는 해당 사례가 ‘반쪽 성공’이라고 평가한다. △대기권 밖 우주 궤도에서 일정 속도에 도달 △페이로드 도어 개폐 △두 개의 탱크 사이에서 수 톤의 액체 산소 이동 등 핵심적인 시험 과정이 대부분 성공적으로 수행됐기 때문이다.

단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발생한 선체 손상, 일부 통신 기능 마비 현상 등은 차후 필수적으로 보완해야 할 문제로 꼽혔다. 선체 손상으로 인해 대기권 내 재진입 후 착륙 과정에서 ‘헤비 부스터’ 단계를 시험하지 못했다는 점 역시 스페이스X의 과제로 남았다. 스페이스X 측은 차후 기능 보완 및 추가 테스트를 위해 본격적인 검토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통신 사업으로 수익성 확보 성공

스타십 프로젝트는 인류의 달 탐사, 화성 탐사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탑승자가 무사히 지구로 귀환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면 ‘출발선’에도 설 수 없다는 의미다. 스타십 로켓이 좀처럼 완벽한 비행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올해 스타십이 6회가량 추가 테스트 비행을 하며 보완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꾸준히 반복되는 실패 속, 스페이스X는 천문학적인 발사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고 있는 걸까.

스페이스X는 2002년 창립 이후 오랜 기간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왔다. 선체 개발이 지연되고, 개발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잇따르며 파산설이 잇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스페이스X의 ‘깜짝 실적’이 공개되며 상황이 뒤집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해 1분기 15억 달러(약 2조원)의 매출과 5,500만 달러(약 74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2022년 창립 이후 2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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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전환을 견인한 것은 스페이스X와 미국 정부의 독점 계약이었다. 지난해 6월 스페이스X는 미국 국방성으로부터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따냈다. 같은 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스페이스X와의 협력을 통해 우주 비행사를 국제 우주 정거장(ISS)으로 보낼 것이라는 소식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WSJ는 보도를 통해 “NASA는 스페이스X 외에 미국 내 대안이 없다”고 평가, 미국 우주항공 시장 내 스페이스X의 굳건한 입지를 조명했다.

1단 발사체 재활용으로 비용 절감

스페이스X ‘실적 반전’의 또 다른 열쇠로는 2015년 팰컨9 로켓의 1단 발사체 회수 성공 사례가 꼽힌다. 당시 스페이스X는 지상이나 바다로 떨어지는 발사체에 역분사 엔진과 보조 다리를 장착, 회수와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2015년 회수에 성공한 이후로는 ‘팰컨9’의 1단 추진체를 95% 이상 회수해 재사용하고 있다. 현재 이 같은 로켓 재사용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스페이스X뿐이다.

우주항공 업계에 따르면 전체 로켓 제작비 중 1단계 추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 수준이다. 지구로 회수한 로켓을 점검한 뒤 1단계 추진체를 재사용할 경우 1회 발사 비용을 30%가량 경감할 수 있다.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시험용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페이스X 역시 비용 절감을 위해 100차례 이상 로켓을 재사용해 인공위성을 우주에 쏘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1,800억 달러(약 240조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1,807억4,700만 달러)의 기업가치와 맞먹는 수준이다. 20년 이상 이어진 기나긴 시행착오 끝에 탄탄한 시장 입지를 점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간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스페이스X는 어느덧 미국 항공우주 시장을 견인하는 선두 주자로 등극, 기술력을 앞세워 민간 우주 탐사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