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프닝으로 끝난 ‘챗GPT 아버지’의 퇴임? “오픈AI 체질 개선의 단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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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소식통 "샘 알트먼 CEO 복귀 낙관적인 상황"
알트먼, 복귀 조건으로 이사회 교체 요구
인력 등 내부 시스템 교체에 속도 높이는 오픈AI
샘 알트먼 전 오픈AI CEO가 11월 6일(현지 시각) 개최된 ‘오픈AI 데브데이’ 행사에서 새로운 모델 GPT-4터보에 대해 설명 중이다/사진=오픈AI 공식 유튜브 캡처

최근 챗GPT 운영사 오픈AI로부터 갑작스러운 해임 통보를 받은 샘 알트먼 최고경영자(CEO)의 복귀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트먼 CEO가 복귀에 대해 양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그의 복귀가 추진된다면 오픈AI의 지배구조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CEO 교체’ 통보 하루 만에 투자자 반대 부딪혀

미국 IT 전문 매체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18일(현지 시각) 오후 자사의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알트먼을 비롯해 그와 함께 회사를 떠난 그레그 브룩먼 등 핵심 인력을 다시 회사로 불러들이는 것이 낙관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권 CSO는 “경영진이 이른 시일 내 이와 관련해 자세한 상황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트먼 CEO의 복귀 논의는 오픈AI 이사회가 그를 전격 해임한다고 발표한 후 불과 하루 만에 전해져 눈길을 끈다. 17일 회사는 성명을 통해 “이사회는 알트먼이 오픈AI를 안전하게 이끌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고 짚으며 “우리는 다각도의 검토를 거쳐 알트먼이 솔직한 소통을 피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며, 이는 이사회의 경영 활동에 방해가 되는 문제”라고 해임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알트먼의 해고가 적절치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스라이브캐피털을 비롯한 다수의 오픈AI 투자자는 알트먼의 해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그를 업무에 복귀시키도록 이사회를 압박했으며, 이를 위해 최대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도 뜻을 함께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알트먼과 접촉해 그의 복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해진다.

오픈AI의 갑작스러운 행보에 그간 업계에 떠돌던 알트먼 CEO와 이사회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사회는 최근 새로운 모델 출시를 비롯한 사업에서 알트먼이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펼치는 것에 큰 우려를 표하며 회사가 당초 추구했던 방향과 다르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제재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인포메이션은 알트먼이 평소 친분 있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AI 스타트업을 설립할 계획을 공공연히 밝혀 왔으며, 그와 함께 오픈AI를 떠난 브록먼도 새로운 기업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알트먼의 퇴임과 복귀, 해프닝 이상의 의미

알트먼과 오픈AI의 작별 가능성은 올 하반기부터 꾸준히 제기돼 오다가 챗GPT의 최신 모델인 GPT-4터보 발표 직후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오픈AI가 이달 14일 일부 유료 모델에 대한 신규 가입을 중단하면서다. 당시 오픈AI는 “챗GPT플러스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우리의 수용 능력을 초과했고, 우리는 모든 사람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해당 서비스의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오픈AI의 사업이 일정 수준 안정화를 이룬 만큼 내부 시스템 정비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회사 운영에 꼭 필요한 핵심만 남기고 인력을 조정하는 것 역시 시스템 정비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알트먼의 해임 소식과 동시에 이사회가 임시 CEO로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내세웠다는 점도 오픈AI의 새로운 행보로 풀이됐다. 무라티는 파격적인 개방성과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이름이 나 있는데, 오픈AI가 사업 초창기 앱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비롯한 관련 기술을 적극 공개해 챗GPT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얻은 인물이다.

다만 오픈AI 이사회와 무라티 본인은 CEO직이 임시임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알트먼의 오픈 AI 복귀 가능성에 대해 ‘확정’이 아닌 ‘열려 있는 상태’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의 강한 압박에 이사회가 알트먼의 복귀를 논의 중인 것은 맞지만, 알트먼이 복귀 조건으로 이사회 교체 등 회사 운영 방식의 대규모 변화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매체는 “알트먼이 오픈AI에 돌아오면 일리야 수츠케버, 애덤 디안젤로 등 알트먼의 해임에 관여한 이사회 인사들은 자리를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