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취? 그럴 리가요” 국내 플랫폼 기업, 과기부 간담회서 ‘상생 방안’ 쏟아내

160X600_GIAI_AIDSNote
독과점 아이콘으로 떠오른 국내 거대 플랫폼 기업들, 정부 압박에 '긴장'
소상공인과의 상생 위한 전략 대거 제시, '시장 착취' 오명 벗으려 안간힘
'문어발 사업 확장' 카카오 중심으로 거세지는 플랫폼 기업 비판

카카오에 대한 정부·여당과 검찰의 전방위 압박으로 플랫폼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감도는 가운데, ‘독점·착취’의 오명을 쓴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상생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네이버·카카오·쿠팡·우아한형제들·당근 등 주요 플랫폼사들과 서울 센터포인트 광화문에서 플랫폼 상생협력 확산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내 플랫폼 기업들 상생 대책 발표

이날 간담회는 주요 플랫폼 기업 생태계 상생·협력을 위한 자율규제 추진 경과를 공유하고, 현장에서의 어려움과 정책제언 등을 청취하고자 마련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같은 목적은 어디까지나 ‘명분’일 뿐이라는 평이 나온다. 최근 카카오의 ‘플랫폼 갑질’에 대한 여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간담회는 사실상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반성회’ 자리였다는 것이다.

실제 자리를 채운 플랫폼 기업들은 상황 개선을 위한 상생 대책을 내놓기에 바빴다. 카카오는 영세·중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자사 서비스의 수수료를 동결·인하하고,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정산 주기를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안전한 AI(인공지능)·기술 적용을 위해 전 직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율적 ‘AI 체크리스트’를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또한 택시 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택시 수수료 개편 등 서비스 전반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불법·가짜 상품 판매자의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추진하고, 눈속임 설계(다크패턴) 및 허위 후기 피해 방지 방안을 내년 상반기 중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지원을 위한 ‘AI 라이드’를 통해 입점업체에 AI 활용 솔루션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편, 소상공인 상생협력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꽃’을 통해 빠른 정산·일부 수수료 면제·보증대출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당근은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거래 금지 품목 사전 알림’ 등 자율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개인 간 거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이달 내 ‘분쟁조정센터’를 출범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분쟁 사례집을 통해 사건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 쿠팡은 입점업체가 체크카드를 이용해 재료 등을 결제할 시 판매 대금을 선 정산·입금하는 서비스를 연내 출시한다. ‘착한상점’ 카테고리 내에 ‘중소상공인 상생기획전’을 개설하는 등 상생 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자금난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대출 문턱을 낮추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협약보증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배달 종사자 특화 보험상품’을 시중 대비 약 20% 저렴하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소상공인 데이터 접근성 강화를 위한 ‘고객 통계 분석 기능’도 이달 내로 제공한다.

‘플랫폼 독과점’을 향한 비판의 시선

국내 시장에서 대형 플랫폼 기업들은 ‘착취의 대명사’로 꼽힌다.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획득한 일부 ‘공룡 플랫폼’들은 수수료 등의 무기를 휘두르며 몸집을 불려 나갔다. 특히 최근 많은 비판을 받는 카카오의 경우,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시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수많은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하지만 사업 진출 영역이 꽃 배달, 미용실 등 ‘소상공인’의 영역까지 넓어지자, 중소업체 및 자영업자의 플랫폼 독점 피해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플랫폼의 독점 지위를 활용해 기존 시장에 진입한 뒤, 무료로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이후 가격과 수수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왔다. 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사실상 당해낼 수 없는 전략이다. 시장 곳곳에서 카카오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고, 설상가상으로 플랫폼 독과점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터지며 여론은 계속해서 악화했다.

결국 카카오는 영세업자의 설 자리를 빼앗는 ‘공공의 적’으로 전락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플랫폼 사업에 대한 비판마저 독과점하고 있다는 웃지 못할 농담이 나온다. 해외에 자금 기반을 둔 쿠팡, 우아한형제들이 비교적 독과점 문제에서 자유로운 데 반해, 토종 기업인 카카오만 최전선에서 각종 규제 및 비판 의견을 온전히 받아내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