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량 늘리고 가격 낮췄다”, 오픈AI 최신 모델 ‘GPT-4터보’ 출시에 업계 이목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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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최신형 거대언어모델 GPT-4터보 론칭
"입력 가능 토큰 늘리고, 가격은 3분의 1 수준으로"
오픈소스 LLM 쏟아진 시장에서 경쟁력 있을까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6일 데브데이 행사에서 자사의 새로운 모델 ‘GPT-4터보’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오픈AI 공식 유튜브 캡처

챗GPT로 전 세계에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을 몰고 온 오픈AI가 새로운 모델인 GPT-4터보를 선보였다. 최근 기업가 일론 머스크의 스타트업 xAI가 AI 챗봇 그록(Grok)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모델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오픈AI는 학습 기간과 데이터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시장 내 입지를 굳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편 소설 요약도 가능”

6일(현지 시각) 오픈AI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오픈AI 데브데이(DevDay) 행사에서 기존 최신 모델이었던 ‘GPT-4’의 차기 모델 GPT-4터보를 공개했다. GPT-4터보에는 사용자 맞춤형 설정 옵션이 도입됐으며, 상품의 가격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오픈AI는 GPT-4터보가 올해 4월까지의 방대한 정보를 학습했다고 밝혔다. 기존 모델이 2021년 9월까지의 정보를 학습한 것과 비교하면 학습 데이터의 양에 엄청난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전 모델에서 3,000단어로 제한됐던 정보검색도 약 9만6,000개로 확대됐다. 이는 페이지로 환산하면 약 300페이지 분량으로, 장편 소설 한 권에 버금가는 분량이다.

이전 모델과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꼽힌 사용자 맞춤형 옵션에 대해서는 영화 <아이언 맨> 시리즈의 주인공이 만든 자비스(JARVIS)를 비교해 설명했다. 오픈AI 측은 “개인이 직접 만들 수도 있고 회사 내부용 또는 모든 사람을 위해 만들 수도 있다”며 “대화를 시작한 후 각종 지침과 추가 지식을 제공하고 웹 검색, 이미지 만들기, 데이터 분석 등 할 수 있는 작업을 선택하는 것처럼 (맞춤형 GPT-4터보)는 만들기 쉽다”고 말했다.

이날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챗GPT는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92% 이상의 곳에서 사용되고 있고, 현재 약 1억 명의 주간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며 챗GPT가 금융 서비스를 비롯해 법률, 교육 등 산업 전반에서 활용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올해 초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3조470억원)의 추가 투자를 확정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도 이날 행사에 참여해 “AI 게임의 선두에 챗GPT가 서 있으며, 우리는 모든 소비자가 최고의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입 장벽’이던 요금 대폭 인하, 활성화로 이어질까

업계는 오픈AI의 새로운 모델이 성능을 강화하면서도 서비스 가격을 낮춘 데 주목했다. 기존 최신형 모델인 GPT-4가 직전 모델 GPT-3.5보다 다양한 활용도를 자랑하긴 하지만, 높은 가격 탓에 도입을 망설이는 기업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GPT-4는 1,000 프롬프트 토큰(AI가 이해하는 언어 단위)당 0.03달러(약 39.3원)의 요금을 책정해 GPT-3.5(0.002달러-약 2.6원)보다 15배가량 사용자의 부담이 컸다. 이번에 발표된 GPT-4터보에는 1,000프롬프트 토큰당 0.01달러의 요금이 책정됐다.

오픈소스 LLM 모델 코드라마의 사용 화면 예시/출처=메타

이같은 오픈AI의 대폭 요금 조정 배경에는 초거대 AI 개발 인프라의 대중화가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보장하는 무료 모델이 속속 등장하며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어지자, 유료 제공되는 모델들에는 더 혹독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메타가 지난 8월 공개한 오픈소스 거대언어모델(LLM) ‘코드라마(Code Llama)’는 개발자들이 다수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며 오픈AI의 GPT-4의 강력한 대체재로 주목받았다. 기존 모델인 ‘라마2′(Llama2)를 코딩 기능으로 특화 가공한 코드라마는 연구는 물론 상업적 용도로도 무료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AI 스타트업 파인드가 선보인 코드라마 미세조정 모델은 생성형 AI의 코딩 능력을 평가하는 시스템인 휴먼이벌(HumanEval)에서 GPT-4를 넘어서는 점수를 획득하며 오픈AI를 비롯한 빅테크들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대규모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빅테크들이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함께 수익성 확보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떠안게 된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고급 추론 및 하위 업무를 할당하는 능력 등 단편적인 비교로 평가할 수 없는 분야에서 GPT-4와 그 후속 모델이 최고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기술의 이용료가 인건비보다 낮아지면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기업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던 만큼 GPT-4터보의 활성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코딩 교육 스타트업 팀스파르타의 남병관 CTO는 “생성형 AI 이용 가격 인하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순”이라며 “비싼 가격에 사용을 망설이던 기업들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최신 모델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