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IP 상품’으로 자구책 마련 나섰지만 “IP가 ‘무한 동력’은 아냐”

디즈니, ‘IP 상품’에 사활 걸었다 코로나 펜데믹 직격탄 맞은 디즈니, ‘IP 활용성’으로 활로 찾나 IP 희소가치 하락 우려↑, “자칫하면 파급력 낮아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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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성다이소

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이하 다이소)가 ‘디즈니 빅시즌’을 진행한다.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생활용품 등을 선보임으로써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는 디즈니의 청사진에 따른 것이다. 다만 공격적인 IP 활용은 IP의 희소가치를 낮춰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낳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디즈니의 IP 파급력이 아무리 높다 한들 한계는 분명히 있게 마련이다.

다이소, 디즈니 IP 생활용품 선보인다

다이소가 진행하는 ‘디즈니 빅시즌’은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해 일상생활에서부터 파티에 사용하기 좋은 상품들까지 다양하게 기획됐다. 홈리빙용품, 문구용품, 포장용품 등 총 170여 종의 상품이 선보여진다. 특히 홈리빙용품은 집안 곳곳에서 디즈니 캐릭터로 디자인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다이소는 우선 바디&헤어케어 4종(바디워시, 바디로션, 샴푸, 트리트먼트)의 상품군을 선보인다. 머스크향, 베리향, 플로럴향을 각각 ‘신데렐라’, ‘인어공주’, ‘벨’ 3가지 캐릭터와 결합해 욕실을 원하는 캐릭터와 향으로 채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자수 막힘거실화’는 어두운 색감의 와인, 네이비 등 배경컬러에 금빛 자수로 디즈니 캐릭터를 표현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한 거실화다. 이 상품은 ‘미키 마우스’와 ‘미니 마우스’, ‘피터팬’과 ‘팅커벨’ 캐릭터로 각각 구성됐다. ‘잠자는 캐릭터 인형’은 ‘스티치’와 ‘칩앤데일’ 캐릭터가 행복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엎드려 자는 모습을 구현한 인형으로, 시각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주고 촉감도 부드러워 침실에 포근함을 더해줄 수 있도록 제작됐다.

문구용품으로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의 준말)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하기 알맞은 상품이 준비됐다. ‘스탬프 볼펜’은 상단에 여러 번 찍을 수 있는 ‘미키 마우스’ 얼굴 모양의 작은 스탬프가 있어 투두리스트(To-do List) 체크나 다이어리를 꾸밀 때 사용하기 적당하고, ‘디즈니 프린세스 스티커&봉투 세트’에는 옐로우 컬러 위주의 ‘미녀와 야수’ 또는 퍼플 색감의 ‘라푼젤’ 중 한 가지로 디자인된 종이 스티커와 PVC 홀로그램 스티커가 각 1매씩 들어있다.

지난해부터 보조 맞춰간 디즈니X다이소

다이소가 디즈니의 콜라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다이소는 이미 지난해 ‘다이소 디즈니 캐릭터 빅시즌’을 출시한 바 있다. 당시 다이소는 고양이 캐릭터인 ‘마리’를 활용해 주방용품을 구성했다. 마리 캐릭터를 활용한 빨대컵, 디즈니 캐릭터 손잡이 유리컵 등 다양한 주방용품에 디즈니 캐릭터를 접목시킨 아이템도 다수 선보였다.

큰 귀가 특징인 ‘덤보’를 활용한 리빙용품과 팬시용품도 기획됐다. ‘디즈니 덤보 캐릭터 자수거실화’는 폴리스 느낌의 소재를 사용해 가을이나 겨울 실내 거실화로 알맞게 디자인됐고, ‘디즈니 캐릭터 얼굴 입체 파우치’는 파우치에 ‘덤보’의 얼굴을 디자인해 디즈니 캐릭터 마니아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캐릭터 인형, 포토프레임 카드, 스텐텀블러 등 상품도 함께 구성해 IP 활용의 정점을 보여줬다.

사진=아성다이소

부진 못 면한 디즈니, IP로 활로 모색하나

한편 최근 디즈니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디즈니는 공격적으로 스티리밍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당시 디즈니는 21세기 폭스사를 인수하며 훌루(Hulu)의 지분을 60% 확보해 대주주가 됐고, 이후 OTT 플랫폼 디즈니+를 출시했다. 디즈니+는 런칭 두 달 만에 2,6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으나, 넷플릭스 등 공룡 OTT에 다소 밀리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도 악재로 다가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즈니랜드는 무기한 문을 닫았고, <뮬란>, <엑스맨> 등의 영화 개봉이 미뤄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디즈니는 콘텐츠 IP 생활용품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7월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한국 공식 ‘디즈니스토어’가 오픈했는데, 당시 디즈니스토어는 ‘미키 마우스’, ‘백설공주’, ‘신데렐라’ 등 디즈니 인기 캐릭터들을 활용한 각종 생활용품을 선보이며 디즈니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냈다. 공식 매장 오픈에 앞서 팝업 스토어도 활발히 운영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6월 판교점에 디즈니 100주년 기념 팝업을 연 바 있다.

콘텐츠 IP의 활용성은 앞선 포켓몬스터 열풍으로 한차례 입증된 바 있다. 포켓몬스터는 SPC에서 출시한 포켓몬빵에 들어있는 ‘띠부띠부실(탈부착 스티커)’을 찾으려는 학생들과 키덜트들의 열풍으로 한동안 품귀현상을 빚는 등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디즈니는 이 같은 콘텐츠 IP 열풍을 디즈니 캐릭터로 옮기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디즈니는 최근 소비의 주 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를 잡기 위해 과거 디즈니 인기 캐릭터를 활용해 재미와 관심을 높이는 동시에 친밀감을 주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재소환된 과거의 브랜드나 제품이 MZ세대에게 새롭고 힙한 유행으로 거듭나면서 유통업체들이 1980~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디즈니 캐릭터와 협업한 상품을 내놓고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코리아 관계자는 “디즈니코리아도 글로벌 및 로컬 브랜드와 손잡고 100주년 테마의 패션, 뷰티, 완구, 생활잡화 등 다양한 제품들도 소비자들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릭터를 포함한 콘텐츠 IP는 업계를 막론하고 협력사나 고객사와의 협업에도 활용되기 용이하다. 특히 팬덤을 형성한 IP는 확보된 팬만큼 수요가 확실한 편이라 수익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 디즈니가 IP를 활로 모색 방안으로 찾은 이유 중 하나다. 다만 IP 기반 비즈니스는 공급이 수요를 앞서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제아무리 성공한 IP라 한들 희소가치가 작어질수록 IP의 수요와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가고 있는 디즈니가 IP 가치를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