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투자를 프리IPO로 시작한 알에스엔, 스타트업 자금경색 속 IPO 가능할까?

알에스엔, 100억원 규모 투자 유치, NH투자증권과 ’25년 코스닥 상장 시도 비정형 문장, 언어 등 분석해 소비자 트렌드 읽어내는 솔루션 제공중 위축일로를 걷는 IPO 시장, 알에스엔 상장 여부에 이목 쏠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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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SN

9일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기업인 알에스엔(RSN)이 KB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벤처스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말부터 경기침체에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까지 더해져 IPO(기업공개) 시장 자체가 위축된 가운데 알에스엔의 상장 성공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알에스엔, 대규모 프리IPO 투자 유치

알에스엔은 이번 투자 유치에 대해 “구어체 비정형 빅데이터 분석 기술력을 인정받아 발전 가능성에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라고 전했다. 투자금은 AI 분석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R&D)과 신규 사업 확장, 글로벌 추가 진출 및 인프라 구축에 적극 투입할 예정이다.

앞서 IPO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한 알에스엔은 2025년 중 코스닥 상장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알에스엔은 지난 20년 동안 외부 투자 없이 최근 5년 평균 매출액 20% 성장, 영업이익 27%, 당기순이익 20% 등 좋은 성적을 냈지만 더 높은 미래 성장을 위해 IPO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성환 알에스엔 대표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알에스엔은 프리IPO 투자 성사를 통해 성장 가능성과 사업 가치를 인정받았다”며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고도화된 AI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혁신적인 신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빅데이터 통해 소비자 트렌드 분석하는 알에스엔

알에스엔은 지난 2004년에 설립된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기업으로, 지난해 연 매출 152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로레알, 코카콜라 등 국내외 500여 이상의 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한 알에스엔은 현재 기업·공공기관 등에 ▲브랜드 및 마켓 ▲대외 동향 ▲소비자 심리 ▲판매 수요 예측 등의 맞춤형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정형화되지 않은 문장이나 언어, 글귀 등의 의미를 해독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소비자의 관심과 트렌드 등을 분석해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솔루션 ‘루시(LUCY) 2.0’을 출시했다. 루시 2.0은 지난 20년 동안 축적한 1,800억 건 이상의 데이터 수집량과 비정형 구어체 특화 언어모델인 ‘루시 LLMs’를 결합한 시스템으로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 AI 분석 기술을 핵심으로 한다.

이를 이용한 하위 신규 서비스에는 ▲루시 글로벌 MI(LUCY Global MI) ▲루시 오디언스(LUCY Audience) ▲루시 보다(Lucy VODA) 등이 있다. 루시 글로벌 MI는 글로벌 경영 전략 및 의사 결정에 필요한 온라인 빅데이터 실시간 AI 분석을 통해 지능형 데이터 및 보고서를 제공한다. 루시 오디언스는 글로벌 SNS상에서 사회적 영향력과 파급력이 강한 인플루언서를 모니터링해 심화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끝으로 루시 보다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뉴스, 커뮤니티, 카페, SNS 등 채널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관심사 및 트렌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알에스엔은 추후 소비자 빅데이터와 포탈 검색 데이터 기반으로 타겟 시장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루시 T-인사이트(LUCY T-Insight)’와 한국 진출을 희망하는 글로벌 기업에 한국 트렌드 분석 정보를 공유하는 ‘루시 K-인사이트(Lucy K-Insight)’도 선보일 계획이다.

얼어붙은 IPO 시장, 알에스엔의 미래는?

한편 지난해 국내 IPO 공모 규모가 4조원가량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올 2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IPO 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IPO를 완료한 기업은 총 70개로, 2021년 대비 21.3% 감소했다. 공모 금액도 2021년 19조7,000억원에서 20% 이상 감소한 15조6,000억원으로 마무리됐다.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IPO 계획을 철회한 기업들도 있다. 올해 초 약 1조원 규모의 프리미엄 마켓서비스 오아시스는 상장 철회를 결정했으며 이후 컬리, 케이뱅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골프존카운티도 상장을 철회했다.

지금처럼 IPO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투자사가 프리IPO를 결정한 배경에는 2025년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겨우 주가 차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IPO 부침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리스크 격차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 일각에서 알에스엔의 IPO 시도에 회의적인 평가를 내린 이유다.

다만, 최근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주 강세, 외국인 매수 등으로 2,6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이자 IPO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유승창 KB증권 ECM 본부장은 “실적이 뒷받침되거나, 수급에 유리한 소규모 업종을 중심으로 상장기업 옥석가리기가 심화됐다”며 “IPO 시장이 선별적으로 회복세를 거듭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알에스엔이 ‘옥석’이 돼 성공한 IPO 사례로 남을지, 옥석’가리기’를 통해 걸러질 지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