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스타트업계에서 간만에 등장한 대규모 시리즈 A 투자 ‘블랙스톰’

RPG 게임 전문 개발사 블랙스톰 시리즈 A 투자 라운드 마무리 신작 ‘프로젝트 XT’, ‘프로젝트 NB’ 개발에 박차 가할 것 대규모 투자에 게임 스타트업 투자 시장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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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톰에서 개발중인 Project XT 캐릭터 일러스트/사진=블랙스톰

25일 RPG(역할수행게임) 전문 개발사 블랙스톰이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KIP)가 참여했다. 이로써 블랙스톰은 지난해 글로벌 투자그룹인 그리핀 게이밍 파트너스의 투자까지 포함해 총 3개의 VC와 시리즈 A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앞서 가레나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던 블랙스톰은 신규 프로젝트 2종의 개발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약 4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투자금은 현재 개발 중인 신작 2종 개발과 우수한 추가 인력 영입, 게임 퀄리티 향상 등에 쓰일 예정이다.

RPG 전문 개발사를 꿈꾸는 블랙스톰

2021년 11월 설립된 블랙스톰은 ’최강의 군단’에서 모션 제작을 담당하던 김도윤 대표를 중심으로 ‘서머너즈워’, ‘요괴워치: 메달워즈’, ‘마블퓨처 레볼루션’ 등 대작에 참여한 핵심 개발자들로 구성된 개발사다. 현재 ‘프로젝트 XT’와 ‘프로젝트 NB’ 등 2종의 RPG 게임을 개발 중이다.

프로젝트 XT는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PC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다. 블랙스톰 측은 “김도윤 블랙스톰 대표가 ‘최강의 군단’에서 보여준 모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시원한 액션과 타격감을 구현했다”며 “언리얼 엔진 5를 활용한 그래픽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XT에서 사용자 스킬 구성, 연계, 사용 대상 등 조작에 따라 전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전략전투와 PVP가 백미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프로젝트 NB는 전략성이 두드러지는 서브컬처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이다. 이를 통해 허권 블랙스톰 PD가 ‘서머너즈워’와 ‘요괴워치: 메달워즈’ 등에서 보여준 전략성과 매력적인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게임 역시 그래픽이 장점이다. 누구나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카툰 랜더링과 디퍼드 랜더링 기술을 활용해 아름다운 그래픽을 구현했다.

블랙스톰은 현재 준비 중인 타이틀 2종의 성공적인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블랙스톰은 트렌드에 맞춘 게임을 개발하기보다 보유한 인재들의 전문적인 영역과 역량에 집중해 ‘자신 있게 만들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달려왔다”며 “준비 중인 타이틀 2종의 성공적인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만전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50억원, 시리즈 A로는 이례적인 금액

게임 업계에서는 블랙스톰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그리핀 게이밍 파트너스의 투자를 유치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세곳의 투자사 모두 카카오게임즈, 네이버, 마켓컬리, 디스코드 등 국내외 IT 기업의 가능성을 일찍이 파악한 전문 투자사로 이름이 높은 까닭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을 초기에 발굴했던 투자사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이 매우 유의미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도 “신규 프로젝트 2종의 흥행 가능성과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인력이 블랙스톰의 주축을 이룬 만큼 개발 경쟁력이 충분히 입증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블랙스톰의 150억원대 시리즈 A 투자가 이례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주주 네트워크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시리즈 A 투자는 20억원에서 많게는 50억원 정도의 자금이 조달된다. 다른 IT 스타트업 관계자 역시 “시리즈 A는 아직 본격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 전이어서 투자 금액이 적다”며 “시리즈 B 정도 돼야 대략 50억에서 100억 정도로 규모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100억원 이상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가 처음은 아니다. 코로나19 펜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게임 스타트업 ‘엔픽셀’이 역대 시리즈 A 투자 중 최고 금액인 600억원을 유치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침체로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치는 시기다. 이 시기에 블랙스톰에서 대규모 시리즈 A를 투자받은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다시 꿈틀대는 게임 스타트업 투자 시장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편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스타트업 투자시장 한파에도 게임 업계의 타격은 타 분야에 비해 적은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 정보 제공업체 The VC에서 발표한 ‘2022 투자 분야별 투자 동향’에 따르면 2022년 게임 분야의 투자 건수는 44건으로 13위에 올랐으며, 전년 대비 29.4% 성장했다. 투자 금액은 전년 대비 40.1% 상승한 5,124억원으로 9위에 안착했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부는 다른 분석을 내놨다. 중기부는 지난 4월 ‘2023년 1분기 벤처투자 및 펀드 결성 동향’ 발표하며 2023년 1분기 게임 벤처 투자액이 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7%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이후 동기간 중 가장 적은 금액이다. 게임 산업의 특성상 비교적 경기 민감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희소식은 각종 네임드 개발자들이 창업한 게임 스타트업에서 속속 신작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투자 시장이 활성화될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브이에이게임즈는 올해 신작 ‘아우터플레인’을 출시하며 시리즈 A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게임 스타트업인 리치에일리언도 지난 5월 115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해 신작 개발에 착수했으며, 웹3 게임 개발사 디랩스 역시 지난 25일 6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에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블랙스톰의 신규 프로젝트 2종은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뒀다. 신작의 퀄리티와 성공 가능성이 대규모 투자로 보장된 만큼 투자 유치 이후에 발표될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