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내린 ‘테슬라’, 올 2분기 美·中 주요 시장서 불티나게 팔려, 충전망 표준화 노선도 ‘긍정적’

테슬라, 2분기 인도량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 중국 BYD도 ‘할인 정책’ 통해 테슬라 추격 방어 테슬라 ‘자체 충전망’ 표준화 조짐, 영업이익 크게 개선될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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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eslarati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올 2분기 글로벌 차량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83% 급증했다.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가격인하 정책과 미국 내 세제혜택 등이 수요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판매량은 여전히 비야디(BYD)에 뒤처진 가운데, 향후 자체 충전망 표준화 등에 따라 이익률이 크게 개선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가격인하 및 세액공제 혜택에 힘입어 글로벌 차량 인도량 급증

테슬라는 2일(현지 시간) 올해 4월부터 6월까지의 차량 인도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25만4,000대)보다 83% 늘어난 46만6,000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1분기 인도량 42만 대와 시장 예측치 44만 대를 훌쩍 웃도는 수치로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대대적인 가격인하 및 할인 전략이 이러한 결과를 이끈 것이다. 테슬라는 올해 1월 차량 가격을 최대 20%까지 인하한 바 있다. 특히 주요 시장 외에도 한국과 일본, 유럽 등의 국가에서도 인하 정책을 동일하게 적용했다.

일각에선 미국시장에서의 인도량 급증이 지난달부터 적용된 세액공제 혜택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규정을 충족한 전기차는 최대 7,500달러(약 981만원)의 연방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테슬라의 모델3와 모델Y는 지난달부터 세액공제를 혜택을 받게 됐고, 모델3의 경우 최저 33,000달러(약 4,319만원)까지 구매 가격이 떨어졌다.

다만 가격인하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크게 늘지 않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 1분기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11.4%로 지난해 4분기 19.2%에서 크게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 추세에 더해 가격인하 정책까지 고려한다면 2분기 실적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다. 오는 19일 올 2분기 실적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올 상반기 판매량 96% 증가한 비야디, 지난달에만 25만 대 이상 판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테슬라의 경쟁자들도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자, 테슬라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에선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비야디의 올해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35만2,0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5%, 올 1분기 대비 33%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 6월 한 달 동안 25만 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월간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급성장세에 힘입어 비야디는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 순위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올해 1분기에는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만 44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폭스바겐을 제치고 판매 선두를 차지하기도 했다. 반면 독일 투자은행(IB) 도이체방크 등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 1분기 중국 시장 내 판매량은 13만4,000대로 전체 시장 점유율의 16% 수준에 그쳤다.

비야디의 올해 판매량 급증 배경에는 역시나 가격인하 정책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비야디는 자사의 주력 모델인 오션시리즈의 씰(Seal) 세단을 포함해 대다수 주력 차종의 판매 가격을 기존보다 10% 인하했다. 이 같은 공격적인 가격 할인은 테슬라가 시작한 인하 전략에 대한 견제로 분석되며, 추후 테슬라가 재차 가격인하에 들어갈 경우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상위 10개 전기차 제조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출처=Counterpoint Research

테슬라 충전 방식 표준화에 합류하는 미국 제조사들

현재 테슬라의 판매량은 늘고 있지만 가격인하 전략 등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내에서 테슬라의 ‘슈퍼차저’가 전기차 충전 방식의 대세로 자리 잡을 조짐이 나타남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자사 전기차에 합동충전시스템(CCS) 대신 북미충전규격(NACS)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NACS는 테슬라의 자사 급속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 규격이다. 현재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의 대표 자동차 업체를 비롯해 리비안, 스텔란티스, 볼보 등도 잇달아 NACS에 맞는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추후 폭스바겐까지 합류할 경우 대다수 충전기 제조업체가 구축 중인 CCS와의 표준 경쟁에서 테슬라가 확실한 우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가 NACS를 자동차 산업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미국 정부와 논의 중인 가운데, 충전기 업체인 차지포인트, ABB 등의 5개 업체는 반대 의견을 표명한 상태다. 현지 업계에선 NACS 표준화가 진행될 경우 충전기 주도권을 바탕으로 테슬라의 독주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먼저 기존 전기차 업체들에 충전망 제작 방식에 변화를 줌으로써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나아가 기존 차량 가격 정책에 충전기 가격 정책까지 더하며 다양한 가격 전략까지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충전망 표준화가 테슬라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은 “계속 늘어나는 글로벌 슈퍼차저의 알고리즘 및 충전 기기 관리도 큰일”이라며 “테슬라 충전 방식이 늘면 소프트웨어 제공 등 다양한 관리가 요구된다. 이런 각종 단점을 얼마나 빨리 극복하는가도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