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자리 앗아갈까?, “중요한 건 AI를 다루는 능력”

AI 시대의 생존 전략은 ‘전력 질주’ AI에 일자리 빼앗길까 두려워할 필요 없다 엔비디아, 챗GPT 등에 업고 ‘1조 달러’ 클럽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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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exels

인공지능(AI) 시대에 핵심 기업으로 급부상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AI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AI가 일자리를 앗아가는 것이 아닌, AI를 잘 다루지 못한다면 AI를 잘 다루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일자리를 잃을 것이란 메시지다.

황 CEO “AI, 오히려 새로운 일자리 창출할 것”

황 CEO는 지난 27일 국립대만대 졸업식 축하 연설에서 “AI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인공지능 팩토리 운영, 인공지능 안전 엔지니어처럼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람들은 AI에 의해 일자리를 잃을까 봐 걱정하지만 실제로는 AI 자체보단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황 CEO는 기술 발전의 역사를 예로 들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1984년 오리건대를 졸업했을 당시 평면 스크린과 스마트폰은 없었다”며 “하지만 컴퓨터 혁명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더 복잡한 세상을 마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상황도 40년 전과 다를 바 없다”며 “전 산업에 걸쳐 AI가 영향력을 미칠 것이며, 우리는 지금 그 출발선에 서 있다”고 역설했다.

AI 시대의 생존 전략으로는 ‘전력 질주’를 꼽았다. 황 CEO는 “우리는 지금 새로운 기회를 위해, 혹은 다른 경쟁 상대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뛰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어느 쪽이든 무조건 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슨 일에 있어서든 걷지 말고 뛰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AI가 오늘날 사람들의 승패를 가르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인식 아래 AI 시대의 발 빠른 적응이 생존의 주요 전략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기술에 대한 접근성↑, “개인별 역량 점차 중요해져”

최근 문장과 이미지를 자유롭게 만들어 내는 챗GPT 등 생성형 AI가 급부상함에 따라 AI 기술 자체에 대한 접근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 업계에선 AI가 컴퓨터 코딩의 진입 장벽을 극단적으로 낮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황 CEO는 “이제 모든 사람이 프로그래머가 됐다”며 “컴퓨터에 무언가 말하기만 하면 결과물이 뚝딱 나오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AI 시대 속에서 빛날 개인별 역량의 가능성을 높이 평했다. 앞서 ‘AI 자체보단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실제 현재 챗GPT만 봐도 이 같은 특징이 잘 드러난다. 챗GPT 자체는 단순한 AI에 불과하다. 결국 전문가가 검증을 거치고 사람이 직접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면 챗GPT는 하나의 거대한 말뭉치 프로셋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최근 들어 AI에 의해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란 우려를 드러내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으나, 이는 역시 기우일 뿐이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지난해 “AI는 2025년까지 26개 국가에서 8,500만 개의 일자리를 대체하겠지만 9,7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AI가 오히려 채용 시장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사진=엔비디아 페이스북

생성형 AI 시대 도래에 엔비디아 주가 ‘급증’

한편 엔비디아는 AI 시대를 맞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기업가치가 1조 달러(약 1,328조원)까지 급증한 상태다. 테슬라(6,052억 달러·약 803조원), 삼상전자(419조원)을 훌쩍 넘은 수치다. 업계에선 엔비디아 주가 성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나타났던 ‘화장지 대란’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GPU는 AI 분야 정보처리에 활용되는 부품이다. GPU를 사용하면 문장 생성 및 분석 등 생성형 AI 학습을 통해 여러 개의 연산을 병렬 방식으로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작업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GPU는 여러 개의 연산을 동시에 진행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어 AI 학습 관련 작업에 필수적인 칩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GPU 공급량의 90%가량을 엔비디아가 책임지고 있기도 하다.

UBS의 추산에 따르면, 챗GPT 이전 버전에선 약 1만 개의 GPU가 필요했다. 그러나 업데이트된 최신 버전에선 이전보다 3~5배 많은 3만~5만 개의 엔비디아 고급 GPU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챗GPT 열풍으로 AI 개발과 투자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를 작동하기 위한 서버 용량이 커지며 GPU 수요가 급속히 불어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오히려 챗GPT로 인해 엔비디아의 지배력이 무너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챗GPT 출시 이후 생성형 AI 시대가 열리면서 1억 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이 챗GPT로 몰려감에 따라 AI 가속기로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기에 탑재되는 고성능 GPU들에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만큼 오히려 엔비디아가 고꾸라질 수 있을 것이란 견해다. 즉 사람을 대체하기 위해 만드는 AI가 오히려 사람보다 비싸지는 역설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