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 플랫폼 ‘쏘카’ 숙박 예약 시장에도 진출, 슈퍼앱 전쟁에서 살아남을까

쏘카, 카셰어링과 더불어 숙박 예약까지 가능한 ‘쏘카스테이’ 출시 IT 기업들, 자사 플랫폼들 기반으로 슈퍼앱 전략 채택 슈퍼앱 전략은 양날의 검, 전략 수립 시 구체적인 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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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쏘카

쏘카가 숙박 상품 예약 서비스 ‘쏘카스테이’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다. 최근 여행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 ‘우버’나 항공·기차·렌터카 등 모빌리티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야놀자’ 등과 함께 슈퍼앱으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슈퍼앱 전략 본격 추진하는 쏘카

국내 대표 모빌리티 업체 중 하나인 쏘카가 22일 숙박 상품 예약 서비스 쏘카스테이를 선보였다. 쏘카의 주력 사업 모델인 카셰어링과 더불어 전국 호텔 및 리조트 2만5,000곳을 동시에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다.

숙박시설 예약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존 OTA(온라인 여행사)의 경우 자동차 렌터카 등을 예약하기 위해서는 연동된 타사 앱이나 웹사이트, 예약 전화 등으로 이동하는 등 앱에서 벗어나게 된다. 반면 쏘카스테이는 쏘카 앱을 통해 원하는 지역의 호텔이나 리조트 등 숙박시설을 조회·예약한 후 카셰어링까지 순차적으로 예약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숙박시설에 카셰어링이 결합된 할인 상품도 준비 중이다.

쏘카는 이후 KTX, 온라인 주차 플랫폼인 ‘모두의 주차장’과도 연합해 고객의 편의성을 제고하고 관광 소비 도모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지난 12년간 전국에서 2만여 대의 차량을 비대면으로 운영, 관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롭게 진출하는 숙박예약시장에서 쏘카스테이만의 편리함과 가격 경쟁력으로 모빌리티 플랫폼 유니버스 확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진=쏘카

슈퍼앱에 뛰어드는 기업들, 충성고객 노린다

최근 쏘카를 비롯해 많은 기업이 자사 사업모델에 기반한 슈퍼앱 전략을 펼치고 있다. 슈퍼앱은 하나의 기능만 제공하는 단일앱과 달리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티켓 예매, 온라인 쇼핑, 숙박 예약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단일 플랫폼 내 통합된 인터페이스로 제공하는 앱이다. 특히 슈퍼앱은 모바일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가 택시와 같은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배달, 여행, 광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 슈퍼앱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메신저 서비스로 출발해 송금, 주식,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한 ‘카카오’나 금융 업계의 대표적인 슈퍼앱인 ‘토스뱅크’, 동네 중고 거래에서 최근 대형 커뮤니티 서비스로 확장한 ‘당근마켓’이 이에 해당한다.

슈퍼앱 전략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플랫폼의 사용자 수가 많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플랫폼 사용자 수가 많아야 이를 통해 사용자 데이터를 쌓고 이와 연계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기존의 사업모델과 신규 비즈니스를 결합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슈퍼앱은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일상생활 속 다양한 서비스들을 하나의 앱에서 해결하는 높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고객 락인(진성 고객 유지)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사진=아마존

슈퍼앱 전략은 정말 ‘성공 보증수표’일까

그러나 이같은 슈퍼앱에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이 지속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양쪽 참여자를 끌어들여 상호작용을 위한 도구와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하지만, 지나친 사업 확장은 각각의 서비스를 별도의 조직으로 흩어지게 만들어 유기적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 국내에선 카카오가 이러한 문제를 겪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100개가 넘는 계열사로 사업을 확장했으나, 과도한 확장으로 인해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일부 이용자들은 카카오의 서비스 카테고리가 지속적으로 추가 되자 과거처럼 아무런 기능 없이 단순 메시지 전달만 가능한 앱을 따로 출시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많은 기업이 대표적인 글로벌 슈퍼앱 기업인 아마존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이 처음 이런 전략을 펼쳤을 때와 지금의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아마존이 처음 사업을 확장할 당시에는 ‘단일 플랫폼’ 시장이라는 특성이 있었다. 당시 단일 플랫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만큼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 아마존이 승자 독식 효과를 누리며 업계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장은 이미 다수의 멀티 플랫폼 시장으로 변모한 데다, 많은 IT 기업들이 앞다퉈 슈퍼앱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플랫폼 시장의 출혈 경쟁으로 이어져 결국 제살 깎아먹기가 될 우려가 있다. 슈퍼앱은 하이리스크-하이리턴 형태의 전략이다. 사용자들에게는 높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충성고객 확보 및 고객 락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반면, 자칫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성장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