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관리 올인원 서비스 ‘마이오렌지’, B2C로 변화하는 국내 기부 시장 공략법

17년간 소셜임팩트 생태계에서 쌓아온 네트워크와 정보 토대로, 지난 6월 슬로워크에서 분사창업 뉴스레터 통해 기부자들과 매주 소통, 정보 보유한 비영리단체만 2만3,000여 곳 넘어 한편, 매년 늘어나는 국내 기부금 시장은 법인 기부금보다 개인 기부금 비중 더 높아지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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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이오렌지

기부금 핀테크 스타트업 마이오렌지가 소풍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마이오렌지 창업팀의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 등을 통한 기부 시장 혁신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오렌지가 밝힌 계획에 따르면 이번 투자유치금은 더 편리한 기부금 관리와 결제를 위한 핀테크 기술 개발 및 기부단체 회원 확대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조성도 마이오렌지 대표는 “1,0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기부자들이 더 쉽고 똑똑하게 기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부단체가 기부자 모집과 모금을 디지털화해 더 효과적이고 투명하게 공익활동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현재 10조3,000억원 규모인 개인 기부금 시장을 성장시키고 기부 생태계의 혁신을 돕겠다”고 밝혔다.

기부금 관리부터 기부단체 평가까지, 기부 관리 올인원 서비스

마이오렌지는 지난해 6월 소셜임팩트 전문 브랜드·디자인 기업 슬로워크에서 분사창업한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지난 13일에는 한곳에서 여러 기부내역을 관리하는 ‘개인 기부금 관리 서비스’와 등록된 기부단체들의 평점부터 기부 리뷰까지 살펴볼 수 있는 ‘기부단체 평가 및 탐색 서비스’가 포함된 기부 관리 올인원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마이오렌지는 법인 설립 전인 2018년부터 소셜임팩트 전문 뉴스레터 ‘오렌지레터’를 발행해왔다. 마이오렌지는 매주 레터를 통해 잠재 기부자 및 기부단체 재직자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2만3,000여 곳 이상의 비영리단체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창업 팀은 직접 비영리단체 근무 경력을 보유한 인력으로 꾸려졌고 그밖에도 한국모금가협회 전문회원, 다음세대재단 등의 중간지원조직 비영리 스타트업 추천위원 등으로 활동하는 인원이 속해 있다고 알려졌다.

단순한 기부금 관리 서비스에서 벗어나 ‘기부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성장

관련 업계 설문조사 결과, 기부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원하는 기부단체를 찾기 위한 정보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마이오렌지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공통적인 기준으로 기부단체를 평가해 비교해주는 ‘MYDINA’ 지표를 만들었다. MYDINA는 △조직의 목적과 전략 △사업 관리 및 성과 △운영의 탁월성 △지배구조 및 투명성 등 네 가지 영역으로 구성된 세부질문을 통해 기부단체를 평가하고 공개된 평점을 통해 기부자들의 기부 의사결정을 돕는다.

마이오렌지는 기부단체를 평가해주거나 기부금을 관리해주는 단순 서비스에서 벗어나 기부 관련 플랫폼으로서 성장하고 있다. 뉴스레터를 통해 기부자와 기부단체의 정보 공유를 돕거나, 기부자의 기부금 결제, 나아가 기부단체가 잠재 기부자를 발굴하고 모금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최근에는 기부 큐레이션 뉴스레터 ‘더블해피 테이크어웨이스’를 선보이며 기부 관련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서 역량을 키우고 있다. 더블해피 테이크어웨이스는 기부와 가치소비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는 MZ세대를 주요 대상으로 한 뉴스레터로, 출시 전에만 구독자 8천여 명을 모집했다. 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구독자 관심사 기반으로 한 다양한 기부처와 캠페인을 집중 큐레이션 하며 기부자들과 단체들을 한곳으로 모으고 있다. 마이오렌지가 17년간 소셜임팩트 생태계에서 쌓아온 네트워크와 정보력을 바탕으로 기부단체를 추천하기 때문에 개인 기부자들은 레터만 읽고도 단체를 신뢰하고 기부까지 하고 있다.

국내 기부 문화 시장 성장 중이지만, 올해 경기침체 예상돼 

현재 국내 기부 시장의 상황으로 볼 때 추후 마이오렌지의 성장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2021년 기준 국세청에 신고된 개인 및 법인 기부금 등의 국내 기부금 총액이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에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지만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기부 시장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지난 20년 전체 기부금에서 개인 기부금과 법인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5%와 35%로, 1998년 이후부터 개인 기부금 총액이 기업 기부금 총액을 앞지르고 있다. 이렇듯 B2B에서 B2C로 변화하는 시장을 마이오렌지는 개인들을 기부단체와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공략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경기침체가 예고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지난 금융위기와 같이 일시적으로 전체 기부금 총액이 줄어들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시장 상황에 마이오렌지가 어떤 방식으로 구독자들을 늘리고, 나아가 기부 시장 활성화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벤처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