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투자 유치한 글라우드, ‘디지털 치과’ 전환 속도 낸다

시간·비용 부담 경감해주는 서비스 ‘저스트스캔’ 운영 디지털 치과 전환, 임플란트·보철 치료 등 정확도 및 편의성 향상 효과 오스템 선두로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디지털 덴티스트리 시장, 관건은 ‘고객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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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라우드

치과 진료 디지털 전환 전문 회사 ‘글라우드’가 ‘허닭’ 허경환 대표와 ‘NH투자증권’ 서재영 상무로부터 100억원 밸류의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글라우드는 지난 1월 디지털 치과 진료에 대한 니즈를 가진 현직 의사들이 직접 참여한 ‘최앤리-글라우드 개인투자조합’을 통해 1차 시드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디지털 AI 헬스케어 전문 기업 글라우드는 디지털 치과 보철 관리 플랫폼 ‘저스트스캔’을 운영하고 있다. 저스트스캔은 ‘디지털 덴티스트리(Digital Dentistry, 디지털 치과)‘ 전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개인 병원들을 대상으로 구강 스캐너 구입부터 교육, 보철 주문, 제작 등 디지털 진료 도입의 어려움을 줄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진우 글라우드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로 구강 스캐너를 대량 확보해 연내 500개 치과병원의 진료를 디지털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투자 혹한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투자유치로 서비스의 시장성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은 것 같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개인 치과병원 디지털 전환 장벽 낮췄다

디지털 덴티스트리는 도입 시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구강 스캐너와 CAD S/W, 3D 프린터, 지르코니아 제작 장비 도입에 드는 비용만 수억원에 달하며, 별도의 치과기공사 고용 및 수백 시간에 달하는 교육 등이 필요하다. 일반 병의원이 감당하기엔 큰 부담인 셈이다.

저스트스캔은 디지털 덴티스트리 도입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생한 서비스다. 치과가 소정의 구독 비용을 지불하면, 많은 비용이 소모되는 치과의 디지털 전환 과정을 지원해준다. 또 디지털 진료 시 필수적인 장비인 구강 스캐너를 무료로 대여해주며, 디지털 진료 워크플로우에 대한 교육을 제공한다.

아울러 디지털 보철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치과의 경우 저스트스캔 파트너 기공소를 통해 디지털 진료부터 보철 제작 및 진료 데이터 관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원의들은 저스트스캔 서비스를 통해 초기 비용 부담을 경감, 보다 손쉽게 디지털 덴티스트리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저스트스캔의 보철 및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활용하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크게 경감할 수 있다. 환자 사진 정리 업무, 기공 의뢰서 작성 등의 업무가 자동화되고, 보철 주문 누락 위험도 줄기 때문이다. 임플란트 즉시 로딩, 한 시간 보철, 턱관절 장치, All-on-X 등 막대한 초기 비용 및 기술력을 요하는 진료의 장벽도 크게 낮아진다.

사진=글라우드

치료 결과 차이 줄이는 ‘디지털 덴티스트리’

전통적인 치과 진료는 치과의사의 손과 도구를 활용해 치료를 진행한다. 즉, 치과의사의 지식과 경험, 능력에 따라 치료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털 덴티스트리는 이 같은 치료 결과의 차이를 최소화하고 보다 예후가 뛰어난 치료 결과 창출을 목표로 한다.

치과 치료에서 디지털 기술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발전되어 온 대표적 분야는 임플란트다. 대표적으로 임플란트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서지컬가이드’라는 기술이 사용된다. 서지컬가이드는 임플란트 시술 시 식립을 위한 구멍의 위치와 방향, 각도 등을 안내하는 장치다. 치과의사는 CT 촬영을 통해 얻은 환자의 치조골 3D 영상을 검토해 임플란트를 어떻게 식립할지 설계하고, 각도와 위치가 적용된 서지컬가이드를 3D프린터나 CAD/CAM으로 제작하게 된다. 예측된 잇몸 부위에 구멍을 뚫고 인공치아를 심어 수술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디지털 장비가 많이 사용되는 또 다른 분야는 일반 보철치료다. 전통적인 보철치료 과정은 치아의 본을 떠 석고 모형을 만든 후, 치과의사가 작업을 의뢰하면 치기공사가 의치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는 통상 5~7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3D 구강 스캐너를 사용하면 환자의 불편함과 치료에 소요되는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3D 구강 스캐너는 치아·잇몸의 위치·형태를 3차원으로 구현하는 장비다. 칫솔질하듯 입안에서 이동시키기만 하면 자동으로 구강 입체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치아 본을 뜰 필요가 없는 것은 물론, CAD/CAM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디지털화한 치아 모형이 주변 치아와는 잘 어울리는지, 턱관절 운동에는 영향이 없는지 등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급성장하는 국내 디지털 덴티스트리 시장

이처럼 치과 치료 현장에서 ‘디지털 붐’이 일며, 환자의 구강 관련 정보에 인공지능(AI)과 3D 프린팅, 빅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을 접목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디지털 덴티스트리’ 기업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국내 선두 업체로는 연구개발(R&D)에 특화된 오스템임플란트(이하 오스템)가 꼽힌다. 오스템은 디지털 덴티스트리의 핵심을 ‘Dental CAD’에 있다고 보고 수년간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Dental CAD 연구에 투자해왔다. 진단부터 시술까지 디지털 덴티스트리에 필요한 모든 제품을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오스템이 개발한 시스템 ‘OneGuide’는 임플란트 치료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빠르고 정확한 진료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무치악 환자를 비롯해 다양한 케이스를 OneGuide로 더욱 정밀하게 시술할 수 있다. 오스템 CBCT는 치과영상진단을 위한 솔루션으로, 선명한 영상과 뛰어난 사용 편의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치과 치료에 필요한 보철물을 치과 내에서 직접 가공 제작할 수 있는 밀링머신, 3D 프린터도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오스템임플란트

이에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들도 오스템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2019년 설립된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치과 솔루션 전문 기업 이마고웍스는 AI 기술과 CAD, 클라우드 기술의 결합을 통해 치과 치료 과정에서 요구되는 수작업 과정들을 자동화하고, 관련 종사자들에게 디지털 덴티스트리에 최적화된 인공지능 솔루션을 SaaS (Software as a Service)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구강 스캐너 및 덴탈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인 아크리얼은 치과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현재 구강 스캐너와 의료 소프트웨어, 덴탈 플랫폼 등을 개발 중이다.

현재 디지털 덴티스트리 분야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한 기업은 사실상 없다.

해당 시장 선점 경쟁의 관건은 서비스 품질은 물론, 고객층 확보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라우드가 이번 투자금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영업망을 확대하고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