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발굴 요람 ‘엔틀러’ 반년만에 이룬 성과

창업할 의지만 있으면 키운다, 스타트업 요람 앤틀러 의사, 변호사도 지원… 경쟁률 9:1 매년 2회 개최될 예정… 예비 창업가들 관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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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틀러 코리아 노션

16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앤틀러코리아 데모데이가 개최됐다. 2021년 국내에 상륙한 싱가포르계 글로벌 벤처캐피탈(VC) 앤틀러의 한국지사 엔틀러코리아 측은 이날 1기 배치프로그램으로 육성한 스타트업 14개 사를 투자자와 일반에 공개했다.

이날 현장에는 대략 1,000여 명의 스타트업 대표와 벤처투자자 등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피칭 이후 창업팀들은 이들과 개별 투자미팅을 진행했다. 정사은 앤틀러코리아 공동대표는 “14개 기업은 오늘 데모데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드 투자 라운드에 돌입한다”라고 말했다. 앤틀러코리아는 앞으로도 매년 2회 배치프로그램을 통해 예비 창업자들의 컴퍼니빌딩과 프리시드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창업생(창업가 + 연습생) Producer, 앤틀러

앤틀러는 예비 창업자들을 지원 및 교육하는 글로벌 투자사다. 싱가포르에서 시작해 전 세계 6개 대륙의 25개 도시에서 활동한다. 오스틴, 뉴욕, 런던, 베를린, 스톡홀름, 방갈로르, 자카르타, 싱가포르, 서울, 도쿄, 시드니에 각각 사무실이 있다. 팀이 없고 아이디어가 없어도 창업자만 보고 선발한다. 앤틀러의 글로벌 커뮤니티를 통해 공동 창업자 매칭, 심층 비즈니스 모델 검증, 초기 자본, 확장 지원 및 후속 자금 지원 등의 방법으로 초기 창업 멤버를 모집하는 아주 기초적인 단계부터 지원한다. 엔틀러 홈페이지에서는 2030년까지 6,000개 이상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광범위한 산업과 기술에 걸쳐 현재까지 6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만들고 투자하는 것을 도왔다고 밝히고 있다.

앤틀러의 장점 중 하나는 재정적 지원이다. 첫 3개월 동안 창업자에게 매달 돈을 준다. 지난해 10월 앤틀러는 전 세계적으로 3억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대기업에 사표를 낼 정도로 진지하게 창업에 임하는 개인들이 많이 지원하는 네트워크도 장점이다. 경쟁률은 9:1로 의사, 변호사, 개발자 등 다양한 분야의 참가자들이 몰려 있다. 앤틀러는 또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든다”와 같은 개념을 가르치고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전문가 강의를 제공하는 설립자 전용 튜터링을 제공한다. 한 참가자는 이 프로그램이 내부적으로 매우 협력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참가자들이 활동적이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창업에 따른 외로움과 불안감을 줄여준다고 언급했다.

투자 경기 어렵지만, Early stage 투자는 여전히 강세

최근 몇 년간 성장 둔화가 있었고, 그 결과 많은 기업의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이는 암호화폐 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감소한 것과 인스타그램 카트 등 비상장사의 평가액이 40% 가까이 감소한 것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3년간 2022년 1분기 상장기업 수가 가장 적을 정도로 IPO 시장도 활발하지 않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영향을 받았다. 타이거글로벌의 헤지펀드는 올해 1분기에 34% 가까이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현재 가치가 낮고 향후 상승 가능성이 큰 기업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은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 경쟁이 시작됐고, 앤틀러는 이 분야의 강자다. 기술 전문매체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타이거글로벌은 중장기 투자를 미루고 초기 투자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시드펀드가 지난해 같은 기간을 넘어서는 등 프리시드 라운드와 시드 라운드가 주춤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많은 VC는 시드 라운드 투자가 여전히 활황이라고 말한다. 경기 침체 이후 종종 발생하는 밸류에이션 조정이 아직 초기 스타트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여기에 스타트업 사이트 참여 증가로 시장에 투자팀이 더 많아졌고, 과거에 형성된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여지도 남아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투자자들이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초기 투자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6개월 만에 이 정도… 앞으로 더 기대되는 성과

사진=엔틀러 홈페이지

이번 데모데이 피칭에선 창업팀 저마다 짧은 기간에 거둔 사업성과를 공유했다. 개인 차량 활용 광고 플랫폼을 개발한 오픈 그룹의 김상훈 대표는 “현재까지 약 1,300명의 사용자와 방송사 등 대형 거래처를 확보했다”라고 밝혔다. 실시간 정보거래 플랫폼 스니커즈도 모바일앱(애플리케이션) 출시 전 3개월간 이용자 1,200명, 정보요청 600건을 돌파한 점을 내세웠다. 이밖에 △초록고래 △짠코리아 △캘러스컴퍼니 △스프레드잇 △킵코퍼레이션 △아워프레셔스 △플리드 △삶의질연구소 △위쓰 △리피드 △스크램블러 △디어먼데이 등도 그간의 실적을 공개했다.

정사은 앤틀러코리아 공동대표는 “개인으로 시작해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유의미한 사업성과를 만들어낸 강한 팀들”이라고 소개하며 “성장 포텐셜(잠재력)을 눈여겨봐 달라”고 강조했다. 매그너스 그리멜란드(Magnus Grimeland) 앤틀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인은 스마트한 기술력과 세계적 브랜드 선도역량이 뛰어나다”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는 세계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혁신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훌륭한 스타트업을 만들고 글로벌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