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여행 추천 솔루션 스타트업 ‘글로벌리어’ 글로벌 VC 투자 유치

AI 통해 항공사, 여행지, 숙박업소 등 end-to-end 여행 일정 추천 B2B 서비스, 거대 OTA 의존도 낮추려는 업계 동향 글로벌리어에겐 ‘호재’ 엔데믹 특수 누리지 못한 여행업계, 위태로운 국면 버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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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기반 여행 추천 및 일정 최적화 기술을 고도화한 B2B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기업 글로벌리어가 실리콘밸리 VC들과 케이넷투자파트너스로부터 총 36억원 규모의 프리 A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멀티클로징으로 올해 말까지 30억원의 추가 투자가 확보된 상태이다. 글로벌리어는 2022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관하는 2022년 콘텐츠 스타트업 스케일업 프로그램,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Accelerate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그램 등에 선정되며 액셀러레이팅을 통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AI 기반 여행 계획 추천 서비스 제공

글로벌리어는 디지털에 바탕을 둔 4차 산업혁명 시대 화두인 AI를 활용해 전(全·end-to-end) 여행 일정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글로벌리어는 개인 여행자와 직접적인 접점이 없는 B2B(기업 간 거래) 업체이며, 주요 고객은 항공사, 여행사, 호텔 등 여행 관련 업체 및 관광청 같은 정부 유관 기관이다.

글로벌리어 엔진은 세계 도시 2만여 지역, 70만 개 이상의 호텔, 230개 이상의 항공사, 4만여 곳 이상의 관광지, 18개 주요 브랜드 렌터카 등 다양한 분야의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탑재된 AI는 자동으로 해당 데이터를 개인화하고 분석한 뒤, 추천 여행지 및 프로그램 등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원하는 여행 장소를 선택하면 개인화된 AI가 여행 경로를 최적화하고, 소화 가능한 일정을 계획한다. 이에 더해 AI가 여행지 자체를 추천해 주거나, 예약을 도와주기도 한다. 럭셔리한 여행을 테마로 잡은 고객에게는 AI가 근방의 알맞은 고급 숙박 업체를 추천해주고, 업체 예약 정보와 가격 정보 등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는 식이다.

국내외 관광 기업들은 글로벌리어가 제작한 솔루션 프로그램을 자사 앱이나 홈페이지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일반 소비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최근 항공사와 호텔 업계는 거대 온라인여행사(OTA)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사 플랫폼 이용 빈도를 높이고 있는데, 이런 움직임은 글로벌리어의 엔진 사용을 늘려 D2C(Direct to Customer·소비자에게 직접 제품 판매) 전략을 고도화하는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

IATA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WPS 키노트 스피커 선정

글로벌리어는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Accelerate 콘퍼런스 경진대회에서 유일한 동양권 우승 기업으로 선정됐다. 국내 최초로 글로벌 항공업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IATA는 전 세계 항공업계의 각종 절차와 규정을 심의하고 제정하는 핵심 기구다. 글로벌리어가 우승한 IATA의 Accelerate는 여행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IATA와 회원 항공사에 의해 선정된 우승 기업은 최첨단 기술 발전 지원, 혁신 비용 절감, 미래 혁신 프로그램 구체화 등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된다. 글로벌리어는 이를 통해 IATA의 파트너로 선정됨과 동시에 전 세계 여러 항공사와 공항과의 협력을 앞두고 있다.

사진=IATA

이에 더해 지난 11월 1일부터 진행된 IATA World Passenger Forum(WPS)에서는 유일한 스타트업 키노트 스피커로 선정되어 100개가 넘는 항공사 임직원에게 항공업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키노트 세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IATA의 2022년 World Passenger Forum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가치 창출’이라는 주제로 2022년 11월 1일부터 3일까지 바레인에서 걸프항공 주최로 개최됐다.

올해 WPS는 이전의 디지털, 데이터 및 소매 심포지엄, 글로벌 공항 및 승객 심포지엄, 접근성 심포지엄 등을 하나의 이벤트로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전반적인 세션 외에 세 가지 지식 트랙(소매 및 결제, 공항 경험, 접근성)을 통해 항공권 구입부터 목적지 도착까지 모든 것을 망라하는 ‘end-to-end’ 고객 여정을 다루고 있다. 글로벌리어가 스타트업임에도 키노트 스피커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회사가 제공하는 ‘end-to-end 서비스’가 이번 WPS 주제와 부합했고, 그 기술력이 인정받았기 때문인 셈이다.

또한 글로벌리어는 14일에는 싱가포르항공사의 AppChallenge 글로벌 대회에서 500개가 넘는 팀과 경쟁해 세계 최초로 2회 우승을 했다. 또 아프리카 최대 규모 항공사 ‘Royal Air Maroc’의 글로벌 이노베이션 챌린지에서 아시아 최초로 1위를 달성하고, 1달 이내로 라이센스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태국의 타이항공과도 내달 계약을 체결한 뒤 내년 2월까지 글로벌 론칭 예정이다.

‘엔데믹’ 특수 누리지 못한 여행업계, 상황 위태롭다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리어의 벽은 불안정한 업계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되면서 여행 업계는 그간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여름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고, 코로나 ‘엔데믹’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여행업은 엔데믹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여행 수요 확대에 급제동이 걸렸고, 업계의 실적도 예상을 밑돌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거리두기 재개에 대한 우려로 인해 현업 복귀가 더뎌지며 인력 확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경기 침체도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른바 ‘3고 현상’이라고 불리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소비 심리가 싸늘하게 얼어붙은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8로, 전월 대비 2.6p 하락했다. 여행 비용도 덩달아 상승하며 소비자 부담을 키웠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국내 단체여행비는 7.2% 상승했다. 지난 6월 31.4% 뛴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승용차 임차료도 전월 대비 11.6%, 호텔 숙박료는 4.8% 올랐다. 해외여행의 경우에도 전년 대비 해외 단체여행비가 1.5%, 국제항공료가 20% 오르는 등 부담이 증가한 것은 매한가지다. 전 세계적인 물가 폭등과 함께 고환율까지 겹친 영향이다. 특히 경기 악화 국면에서는 소비를 줄이는 과정에서 여행 등 여가 생활을 먼저 줄이게 되므로 타격이 크다.

경제 침체와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며 여행업계는 다시 암흑기에 다가서고 있다. 글로벌리어가 전면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차후 회복될 여행 수요를 흡수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