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재건축 급감, 미분양 우려에 분양 예정 물량 85% 사라져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변경안 승인, 반포 일대 재건축 물량 사실상 완전 소화된 셈 일반분양분은 아예 실종상태, 경기침체로 향후 2~3년간 공급난 이어질 듯 정권 따라 오락가락하는 정책, 결국 부동산 공급량만 고무줄처럼 늘고 줄어

160X600_GIAI_AIDSNote
지난 7일간 ‘재건축’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사업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11일 제21차 건축위원회에서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사업(변경)’이 통과되면서 지난 2019년 재건축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 간의 분쟁으로 촉발된 소송전에서 꼬인 매듭이 정리된 셈이다. 당시 판결은 재건축조합이 특정 가구에 ‘1가구 2주택’ 분양 특혜를 주면서 불공평한 배분이 생긴 만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결정이 내려졌었다. 이후 양측의 합의에 따라 2021년 상반기에 일괄 이주 결정이 났고 현재 반포주공 1단지는 멸실 상태다. 입주민들은 약 10억원 내외의 이주자금대출을 받고 재건축 완료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작년 12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정비계획안이 통과돼 현재는 아파트 건물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올 초 마지막으로 남은 몇 가구가 이주를 마쳤고 3월부터는 단지 내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로 되어 있는 토지 일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에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건축계획안이 통과됨에 따라 앞으로 서초구의 사업시행인가 변경까지 마치면 재건축 사업은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포 일대 재건축 종지부, 아파트 가격은 어떻게 되나?

반포동 일대의 아파트 단지가 연이어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가장 빨리 재건축을 시작했던 고속터미널역 인근의 아파트 단지는 기존 거주민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거나 채비를 마친 상태다. 내년 9월로 예정된 구 신반포15단지(현 래미안 원펜타스)의 경우 분양가 확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후분양을 선택했으나 급작스레 글로벌 경기침체가 다가오면서 분양 물량이 정상 소화될 수 있을지 조심스러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재건축을 마친 반포센트럴자이와 달리 아직 분양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침체가 왔기 때문이다.

분양가에 대한 예상치가 난무하는 가운데, 반포1단지 재건축도 후분양이 확정될 경우 분양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나오는 상태다. 지난해와 달리 시장 상황이 급변한 만큼 분양가 재산정 및 이주자 부담금에 대해서도 계산을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의 85%가 사라져, 공급난이라더니?

지난 10월 25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7,542가구(전체 가구 수 기준)로 집계됐다. 올 초만 해도 서울에 4만8,589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중 15%가량만 분양된 것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연내 분양 예고 물량이 2만 가구 이상 남아 있지만 시장 상황이 불안정해 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정부가 인허가한 물량 4만 세대가 쏟아진 후 2018년~2020년간 문재인 정부 내내 서울 시내 아파트 공급은 연간 2만 가구를 넘지 못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부터 일선 구청에서까지 아파트 공급이 지연되도록 행정적인 절차가 이어졌었다는 것이 관계자의 불평이다. 특히 작년에는 분양 물량이 겨우 5,672가구에 그쳤다.

공급난이 이어진다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글로벌 경기침체가 닥치자 올해는 예정 물량의 85%가 사라지며 사실상 미분양을 걱정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에게 배정되는 물량을 뺀 일반분양분은 아예 실종되다시피 한 상태다. 올 들어 현재까지 서울에서 나온 일반분양 물량은 2,128가구에 불과하다. 지금 추세라면 작년 일반분양분(2,931가구)보다 더 적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예상이다.

지난 7일간 ‘재건축’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서울 아파트 인허가 물량도 줄어들어, 공급난 당분간 이어질 듯

서울 아파트 공급 절벽은 가뜩이나 부동산 경기가 나빠진 와중에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재건축·재개발의 발목을 잡는 규제까지 겹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시공사 입장에선 급등한 자재 가격 상승분을 분양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조합은 재건축초과이익 부담 탓에 ‘일단 기다려 보자’며 분양 일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

재건축 업계에서는 서울의 아파트 공급난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주택 공급 선행지표인 주택 인허가 실적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 1~8월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은 3만1,055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5만638가구)보다 38.7% 감소했다. 이 물량이 입주하려면 최소한 2~3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