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3분기 기업실적 악화, 장기침체 준비하라는 신호

3분기 실적 발표, 삼성전자 4%, SK하이닉스 7% 이상 하락 3분기 이후도 장기 침체 예상, 구글 실적 부진 원인은 광고 시장 둔화 유가 움직임 불안으로 인한 근원 물가 상승으로 금리 인상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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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간 ‘실적’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은 했으나 기대치보다 더 나빴다. 28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기대치를 하회했다는 이유로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는 20.38포인트(0.89%)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4% 가까이 하락, SK하이닉스는 7% 넘게 떨어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두 기업만으로 종합주가지수에 20포인트 이상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대체로 부진하게 나왔다. 특히 메타의 성적은 최악이다. 3분기 매출이 277억1,000만 달러(약 39조3,48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가량 줄면서 2분기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다. 순이익은 44억 달러(약 6조2,480억원)로 지난해 3분기(92억 달러)의 절반도 되지 못했다. 메타버스 구축에 엄청난 돈을 퍼붓고 있는 메타는 비용이 22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메타에서 가상현실 헤드셋 개발 등 메타버스 사업을 주관하는 리얼리티랩은 손실이 36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0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메타의 순이익 감소분 대부분은 메타버스 구축 비용이다. 지난해 국내에도 40만원대에 풀렸던 VR ‘오큘러스 퀘스트2’를 저가에 공급했다. 마크 주커버그 CEO는 26일(현지시간) 실적발표 후 분석가들과의 대화에서 “많은 사람이 메타버스 투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미래에 근본적으로 중요하게 될 영역에 주목하지 않는 것은 실책이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3분기 이후에도 예상된 장기 침체

전문가들은 3분기 이후에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구글, 메타 등의 실적 부진은 상당 부분 온라인 광고 시장의 둔화가 그 원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가장 먼저 인건비를 최소화하고 광고 예산을 축소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해제되면서 온라인 광고 예산을 축소하고 있어 온라인 광고 예산에 의존도가 높은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인텔은 지난 27일(현지 시간)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실적 악화와 경기침체 우려에 감원을 비롯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규모가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내부적으로는 최소 수천 명의 감원을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25년까지 최대 100억 달러의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반짝 상승했던 실적이 주춤하는 상황이라는 주장도

최근 들어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경기침체 우려로 장기 침체가 우려되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지난 2~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재택근무, 원격 수업 등이 활발하게 운영되었던 탓에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인텔은 긴축 계획 발표와 더불어 대만·한국의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최첨단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미국 애리조나·오하이오주와 독일 등지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한 바 있다. 인텔 CEO인 겔싱어는 “마치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동시에 브레이크 페달도 밟는 격”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상승이 정상화되는 것에 맞춘 인력 및 비용 조정과 함께 미래 먹거리를 위한 기술 개발은 쉬지 않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지난 7일간 ‘실적’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인플레이션 잡혔나? 금리 인상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잡히는지 여부가 결국 금리 인상 속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서) 3분기 (GDP성장율) 2.6%의 반등으로 상반기 경제의 하락세를 뒤집었지만, 이런 강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출은 곧 사라질 것이고 내수는 더 높은 금리의 무게에 짓눌려 있어 경제가 내년 상반기에 완만한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와 함께 3분기 인플레이션도 크게 완화됐다. 미국의 국내 총구매 가격 지수는 4.6% 상승해 2분기 8.5%에서 눈에 띄게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의 시장 예측치는 5.3%였던 반면 GDP 성장세에 유가는 소폭 상승해 27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17달러(1.33%) 오른 배럴당 89.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경제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폭이 한풀 꺾인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와 에너지 자원에 대한 가격 우려가 시장에 잔존하고 있어 근원 물가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근원 물가를 잡지 못하는 이상 이자율 상승을 당분간은 멈출 수 없다고 내다보는 것이다. 국내 관계자들도 단순히 3분기 실적 악화로 해석할 상황이 아니라 최소 2~3년에 걸친 경기 침체를 예측하고 이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