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의사 상담 서비스 ‘닥터테일’, 퍼스트펭귄 선정

동물병원 가기 전 온라인 수의사가 ‘0차 진료’ 서비스 제공 반려동물 최대 시장 미국에서 하루 평균 500건 상담 진행 AI 침투한 펫테크 시장에서 ‘유니콘’ 자리 따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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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닥터테일

미국에서 비대면 수의사 상담 서비스를 운영하는 닥터테일이 신용보증기금 ‘퍼스트펭귄‘ 프로그램에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신용보증기금의 퍼스트펭귄은 무리 중에서 처음 바다에 뛰어든 펭귄처럼 현재의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퍼스트펭귄은 창조적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보유한 유망 창업기업 중 신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정, 밀착 지원 및 육성하는 신용보증기금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지원 제도다.

병원 가기 전 수의사와 ‘온라인 상담’

매년 미국 내 1/3의 반려동물이 응급실을 방문한다. 하지만 이 중 무려 76% 불필요한 진료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호자가 진료가 필요한 상황을 명확하게 구별하지 못해 ‘일단’ 병원부터 찾는 것이다. 이로 인해 평균 800~1,500달러의 돈이 낭비되고 있다.

닥터테일은 이 같은 상황에 착안해 동물병원 방문 전 진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판단해주는 온라인 수의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평소 다니던 동물병원에 보관된 의료기록을 앱에 자동으로 동기화하고 반려동물의 이전 병력을 참고해 상담 솔루션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미국 현지에서 닥터테일을 통해 하루 500건 이상의 상담이 진행되고 있으며, 누적 이용자는 13만 명 수준이다.

사진=닥터테일

닥터테일은 의료기록 클라우드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81%의 보호자가 의료기록을 받아 보관한다. 하지만 관리가 어려운 종이 문서나 이메일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닥터테일은 다니던 병원의 정보를 입력하면 이전 의료기록이 동기화되고, 새 의료 기록을 자동으로 보관해 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동물병원이 진료할 수 없는 시간대에 보호자와 상담하는 서비스로 확장했으며, 현지에서 2만5,000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한 동물병원과 첫 계약도 체결했다.

이대화 닥터테일 대표는 “이번 퍼스트펭귄 선정을 통해 0차 진료로 시작하는 새로운 수의 진료 체계를 만든다는 목표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사진=늘펫

반려동물 의료 서비스 시장, 유사 서비스도 잇따라 출시

최근 펫테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닥터테일과 같은 병원 내원 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반려동물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벳플럭스가 개발한 ‘늘펫’이 있다. 전문가와의 직접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닥터테일과 달리, 늘펫은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호자가 직접 반려동물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늘펫은 수의사가 직접 만든 반려동물 기록 및 건강정보 애플리케이션으로, 동물병원 방문 이후 ‘셀프 체크’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의사가 직접 제작하는 컨텐츠를 통해 보호자에게 간단한 증상부터 만성 환자 관리를 위한 정보 등 반려동물 건강 관련 정보를 전달한다. 아울러 AI를 통해 보호자가 남긴 기록을 분석·관리하는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치열한 펫테크 시장, 승자는?

늘펫과 닥터테일 모두 동물병원에 방문하지 않고도 비대면으로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보호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정적인 차이점은 닥터테일은 전문가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직접적인 ‘상담’을 제공한다는 점이고, 늘펫은 데이터 기반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닥터테일의 경우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등 상호 소통을 통해 보다 상세한 정보와 조언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람’이 상담을 진행하는 만큼, 사정에 따라 상담이 지연되거나 필요한 시간에 상담이 어려운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반면 데이터 기반인 늘펫의 경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건강 상태 체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사람만큼 정교한 진단을 내리는 것은 어렵지만,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점차 서비스가 고도화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펫테크 시장에서 웃는 것은 전문가일까, AI일까. 최근 들어 IT 시장에서 AI가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만큼 반려동물 의료 부문에서 인간이 AI를 이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