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의 길잡이 되겠다’, 규제 혁신 건의한 벤처기업협회

벤처기업협회, 국회에 ‘규제 혁신’ 건의 경제 살아나려면 벤처경제 날개 펴야, “개천에선 용 안 난다” 이익집단에 좌지우지되는 벤처기업들, 갈피 못 잡는 정부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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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국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벤처기업인들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벤처·스타트업 규제혁신 간담회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벤처기업협회

벤처기업협회가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벤처·스타트업의 성장 및 해외시장 개척에 걸림돌인 규제를 시급히 개선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국장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벤처·스타트업 규제혁신 간담회’에서 새로운 영역에서 규제와의 전쟁을 이어 나가고 있는 벤처·스타트업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이번 행사는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의 주최로 개최됐으며, 참석자는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무경 여당 간사, 벤처기업협회 이정민 사무국장, 로앤컴퍼니 김본환 대표,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 코딧 정지은 대표, 엘리스 김재원 대표 등이다.

벤처기업협회 “신생 산업 체계에 맞는 새로운 규제 혁신 필요해”

이날 간담회에서 벤처기업협회 측은 변화한 산업 체계와 신생 산업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규제 혁신 및 윤석열 정부 규제혁신 기구에서의 스타트업 현안 적극 논의 등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이 사무국장은 “최소한 경쟁 국가의 규제 수준에 맞춰 규제 수준을 개선하고 규제의 찬반을 논하는 자리에 민간 전문가를 대거 배치해야 한다”며 “또 감사원 수준의 기능을 규제 컨트롤타워에 부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신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줌과 동시에 기존 산업과의 갈등 조정에서 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1980년대, 당시 일본은 미국의 부동산과 할리우드 영화사 등을 사들이며 사실상 미국을 접수하는 듯 보였던 바 있다. 그러나 이를 단번에 역전시킨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등 혁신 창업가들이다. 혁신 창업가 및 벤처기업의 미래 부가가치는 이토록이나 높다. 다만 이 모든 건 미국에 마땅한 ‘토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는 혁신 창업가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사실상 개천에서 용 나길 기도하는 용녀밖에 안 된다.

벤처기업은 대한민국의 희망이며, 희망의 싹을 틔우는 청년들에겐 꿈이 필요하다. 벤처기업 활동이 원활하고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만 우리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성 정책위원장은 미국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자본주의가 잘 발달되어 있어서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으면 자본이 금융시장을 통해 바로 모집되고 혁신 창업가, 벤처기업가들에게 배분된다”며 “자본과 기술이 만나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구글과 테슬라”라고 강조했다.

활개 치는 기득권층, 좌절하는 ‘벤처기업’의 도전

그러나 우리나라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대한변호사협회 집행부는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들을 징계하기 위해 내부 규정을 바꿨다. 이 때문에 4,000여 명의 변호사 중 절반 이상이 떠나갔다”며 “사법기관이나 수사기관, 행정부로부터 로톡이 적합한 서비스임을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로톡은 이전부터 대한변호사협회와 갈등을 빚으며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진료가 한시 허용되면서 최근 누적 진료가 3,000만 건을 넘었다. 그만큼 국민의 삶 속에 비대면 진료가 깊이 자리 잡은 것”이라며 “비대면 진료는 국민 의료접근성 개선과 상당한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신산업이나, 관련 제도화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김재원 엘리스 대표는 “교육 과정을 만드는 데 필요한 데이터들이 국가산업에 묶여있어 교육 진행에 애로를 겪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또 “데이터 반출을 무조건 제한하기보단 중요도를 따로 분류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다소 중요도가 낮은 데이터의 경우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달라”고 주문했다.

벤처기업은 미래 부가가치 창출에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벤처기업은 기존의 기득권 이익집단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다. 로톡도 그 피해자 중 하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로톡을 파멸시키기 위해 변호사를 실제 징계하기도 하고, 자체적으로 변호사 앱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벤처기업을 위해 손을 내민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