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권도형 체포영장 발부, 코인의 종말?

루나 코인 권도형 대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적용 프리 마이닝, 코인 발행 이전 사전 채굴 행위의 문제점 코인은 블록체인의 탈을 쓴 사실상 신용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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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간 ‘권도형’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비트코인 가격 폭등으로 가상화폐 혹은 암호화폐(이하 ‘코인’) 투자에 많은 이목이 집중된 이래 국내외 다양한 기관들이 코인을 앞다퉈 발행해왔다. 그중 비트코인 이후 가장 큰 논란을 가져왔던 루나 코인의 창시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현재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권도형 대표는 인터폴 적색수배에 지정될 방침이다. 권도형 대표와 함께 테라폼랩스를 이끈 창립 멤버 니콜라스 플라티아스와 직원 한 모씨 등 관계자 7명 모두 체포영장 발부 대상이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일각에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지정된 것을 두고 코인을 ‘투자계약증권’이라고 판단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체포영장 발부를 그간 암호화폐 시장이 사실상 증권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이 아니라는 이유로 증권법을 피해왔던 것에 대한 철퇴의 신호탄으로 분석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증권’을 수년째 주장해오고 있는 데다 이번 법무부의 조처가 ‘증권법 위반’ 항목에 기반한 만큼,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최초로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판단하는 국가가 되는 시발탄이 될 만한 사건이라는 것이다.

지난 7일간 ‘코인’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빅데이터 여론을 보면 실제 인터넷 여론에 ‘범죄자들’, ‘사기꾼들’ 등의 위험 수위 키워드가 ‘코인’ 관련 키워드에는 등장하지 않으나, ‘권도형’ 관련 키워드에는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CEO가 있는 코인

비트코인처럼 실제 서비스 소유주의 존재가 불확실한 경우를 제외한 거의 모든 코인은 소수의 운영 주체들이 코인 네트워크의 룰을 정하고, 프리 마이닝(코인 공개 전 사전 채굴해 이득을 보는 행위)을 하도록 허용됐다. 때문에 백서(White paper)를 내고 코인을 찍어내기만 하면 최소한 몇십억의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국내외 수많은 스타트업이 코인을 발행한 바 있다.

비트코인에 이어 가장 거래량이 많은 이더리움, 리플 등도 ‘CEO가 있는 코인’으로, 이런 코인들은 사실상 증권이라는 것이 암호화폐 관계자들이 털어놓는 실체다. 사실상 주식이나 다름없는 구조로, ‘개미 털기’ 방식을 통해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로 하여금 이익을 볼 수 있도록 거래량을 조절해왔다는 것이다.

지난 7일간 ‘코인’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블록체인’, 신개념 분산 네트워크인가 스캠인가?

업계 관계자들은 코인이 사실상 스캠(신용사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이라는 신개념 분산 네트워크의 탈을 쓰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블록체인 기반 네트워크는 중앙 관리 시스템에 의존하던 기존 서버 네트워크에 반해, 모든 참여 주체가 각자의 기록을 이용하는 만큼, 중앙 관리 시스템보다 해킹 등 외부 공격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모든 참여 주체가 기록을 저장·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적·자원적 소모가 큰 탓에 대규모 확장이 불가능한 시스템이라는 것이 이미 정설로 받아들여진 상태다. 수학계와 컴퓨터 과학계는 이러한 문제를 ‘비잔틴 장군 문제(Byzantine General’s Problem)’라 칭하고, 효율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코인 업계는 일반인들이 블록체인의 복잡한 수학적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맹점을 이용해 ‘블록체인=코인’이라는 등가 공식으로 홍보한 뒤 4차 산업 시대의 새로운 기술을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CEO가 있는 코인’, 즉 발행자들이 프리 마이닝 등을 통해 수십억원의 이익을 남기는 작업들이 숨어 있는 경우가 대다수였던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미국 SEC조차 ‘코인=증권’이라는 공식을 관철시키는 데 난항을 겪었던 점을 지적하며, ‘CEO가 있는 코인’과 ‘CEO가 없는 코인’에 대한 구분이 무사히 이뤄진다고 해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체포가 별다른 소득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권도형 대표에 대한 혐의가 처벌로 이어질 경우 해외에서도 유사 사례들에 대한 사법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으며, 암호화폐 업계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볼만한 사건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음을 확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