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MZ세대가 회사를 떠나는 이유 – 기업문화

기업 인사관계자들, MZ세대 인력 관리 어려움 토로 우수 인재일수록 회사의 조직 문화 적극적으로 수용 회사에 맞는 인재 채용을 위해 고민하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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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파비 이미지 DB

기업 인사관계자들을 만나면, “요즘 MZ세대는 조직에 대한 충성심 없이 급여 등 조건만 보고 움직인다”며 인력 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이 우수 인재 이탈에 시달리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나, MZ세대와 X86세대 간의 사고방식의 격차가 심해지는 만큼, 기업 일선의 인재 관리도 더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인사가 만사’

최근 성과가 나쁜 경력직 직원에게 “이 정도면 인턴 수준 아니냐? 급여가 아깝다”는 평가를 하자마자 바로 눈물을 쏟으며 퇴사한 사례를 언급하는 모 벤처기업 대표는, “MZ세대라고 단순히 묶는 것이 맞는지, 남녀의 차이로 보는 게 맞는지, 개인 탓으로 보는 게 맞는지,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MZ세대 중 80년대 초반 세대는 인력 시장에 막 진입하던 무렵에 386, 486세대들에게 강도 높은 업무 평가를 들으며 업무 역량을 키워왔으나, 90년대 초반 세대는 학교 내 체벌이 사라지는 등,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크게 바뀌었다는 것이 일선 경영자들의 하소연이다.

모든 조직은 ‘인사가 만사’라고 할 만큼 적절한 인재를 배치하고, 그런 인재를 양성해내 소기의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인사가 만사’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적절한 인재 채용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카카오 그룹에서 손해보험사를 설립한다는 소문이 돌자 삼성 그룹의 보험사 직원 중 MZ세대가 대규모로 이직을 시도하면서, 한때 카카오 그룹 내부에는 삼성 금융 계열사 내부에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았다는 업계 관계자의 후문에 따르면,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에 재직하는 MZ세대들은 연봉이 2,000만원 줄어들더라도 조직 문화가 젊은 세대에 맞춰진 카카오로 이직할 의향을 갖춘 것이 일반적이라는 평이다.

기업들, 회사에 맞는 인재 채용 위해 고민 

벤처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에 따르면, 우수 인재일수록 회사의 상세 사항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특히 조직 문화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찾아본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인사 담당자가 전문 영역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 인재의 역량을 평가할 때도, 거꾸로 그 인재가 얼마나 꼼꼼하게 회사의 조직 문화에 관심을 갖고 정보를 찾아보고 있는지를 보는 방식으로 활용하기도 한다고.

반대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직급을 폐지하고 호칭을 “~님”으로 간소화하는 등 여러 시도를 하고 있으나, 젊은 조직들의 유연성과 에너지 넘치는 조직 문화를 따라가기는 어렵다는 것이 구직자들의 평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 그룹에 수습기간 중 젖산, 대물렌즈를 설명하는 스피드 퀴즈에서 성적인 표현을 썼다는 이유로 입사 취소된 사례가 한 차례 커뮤니티에 입소문을 탄 적이 있었다. MZ세대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대기업이니까 숨 쉬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하는데 그런 사회적 일탈을 했으면 그만두는 것이 당연하다는 평이 다수였고, 그런 성격이면 벤처기업을 가야 된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또 다른 벤처기업 인사 담당자는, 한편으로 기업별로 고유한 문화를 유지, 존속,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회사와 핏(Fit)이 맞지 않는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굳이 기존의 문화를 바꿔야 하는가도 의문이 남는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