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벤처투자 회수시장 1/8로 감소, 국내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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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미국 회수시장(엑시트) 현황 [자료출처=피치북]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세계 최대 벤처투자 시장인 미국의 상반기 회수시장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8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투자업계는 지난해까지는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면 이제는 자금 회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분석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상반기 미국 회수시장 규모는 488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3900억달러) 대비 8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벤처 생태계는 투자-성장-회수-후속투자의 구조로 돌아간다. 회수시장이란 초기 투자자가 성과를 거두고 신규 투자자가 유입되는 단계로,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초기 투자자가 투자자금을 회수한 것을 의미한다.

상반기 회수시장이 축소된 원인은 △가파른 금리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세계 경제 불확실과 경기침체 우려 △주식시장 침체로 인해 IPO 위축 등이다. 이 중 IPO 위축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피치북은 진단했다. 피치북은 “2분기 미국 상장 규모는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면서 “스팩(인수합병목적회사) 합병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거래를 포기하거나 취소한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은 몇 차례 계속될 예정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회수시장 위축은 국내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상반기에 IPO를 보류하거나 연기한 사례도 증가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수시장이 미국만큼 급격하게 위축되진 않겠지만, 국내도 시간차를 두고 영향이 오고 있다”면서 “높은 밸류(기업가치)로 투자받은 기업이 추가 투자를 유치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국내 VC 심사역은 “최근 시장 침체로 VC 기업들도 현금흐름이 어려워져, 이제 성장 가능성만을 보고 투자할 순 없는 상황”이라며 “성장 가능성으로 대규모 투자를 받았던 플랫폼 기업들은 이제 스스로 수익성을 입증하고, 가능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벤처투자업계가 자금 회수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