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내벤처 열풍…혁신 노리는 기업들 ① – 중견기업

사내 스타트업 적극 육성하는 중견기업들 다양한 형태로 사내벤처 지원 중견기업의 후배 기업 양성, 사회적 책임 이행 의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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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 공기업도 사내벤처에 푹 빠졌다. 지원 프로그램을 기획해 투자를 단행하고 사내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기도 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이점으로 꼽힌다.

창업 생태계 활성화 효과

먼저, 중견기업들의 스타트업 투자·지원은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중견기업들이 선배로서 후배 기업에 노하우를 전달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한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침구용품 업체 ‘이브자리’와 의료기기 업체인 ‘바텍’은 최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열었다. 이브자리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Eve-On’을 개최하고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다. 이 프로그램은 우수한 아이디어와 사업 모델을 보유한 수면 관련 시스템 분야 초기 창업기업을 모집한다. 선정된 기업에는 투자 심의를 거쳐 최대 2억원의 시드머니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브자리는 지난해에도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해 프로그램에 선정된 스타트업은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사내벤처 육성기업으로 선정돼 ‘달콤한고래들’ 등의 사내 스타트업을 기획했다. 달콤한고래들은 ‘우유베개’를 선보이며 설립 2년 만에 연매출액 130억원을 달성했다.

치과 의료기기 업체인 바텍도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바텍은 스타트업 전문투자사 메이플투자파트너스와 우수 스타트업 공개모집 프로그램 ‘MViP’를 진행하고 있다. 최종 선정된 기업에는 성장단계에 따라 최대 1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바텍은 지난달 말 접수를 마쳐 심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바텍의 프로그램에 신청한 기업은 120여 개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참여기업 수와 다양성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바텍 관계자는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는 많은 스타트업에 해외 인프라 구축 및 유통 노하우를 제공·지원하고자 한다”며 “시장에 필요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용해 제품을 만드는 다른 회사들과 동반 성장할 기회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헬스케어 스타트업 ‘닉스’는 수면 유도 장치 ‘고슬립’을 통해 ‘CES 2022’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장치는 맞춤형 혼합 기체를 사용자에게 분사해 수면을 유도한다. 또한 1인 주거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포레스트153’은 많은 투자사에서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은 아예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휴넷 벤처스’를 설립해 액셀러레이터 인가를 받았다. 올 하반기에 투자조합을 설립해 에듀테크 부문 유망기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소셜 벤처, 별도 법인 독립, 정부 지원 등 다양한 사내벤처 

소셜 벤처에 기회를 주고자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한 곳도 있다. 레고 재단은 최근 240억원 규모의 ‘플레이 포 올(Play for all) 액셀러레이터 펀드’를 새로 조성했다. 기금을 통해 신경다양성(뇌신경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름, 예를 들어 자폐 특성, 지적스펙트럼, ADHD, 조현 스펙트럼, 성격장애 등을 다양성으로 포함하고자 노력하는 인식) 아동의 학습을 돕는 전 세계 사회적 기업 및 스타트업 등 벤처기업을 지원한다. 최종적으로 선발된 5개 기업은 레고 재단과의 파트너십 기회뿐만 아니라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모기업에서 별도의 법인으로 독립한 케이스도 있다. 휴넷의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탤런트뱅크’는 2020년 말 별도 법인으로 독립해 올 초 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탤런트뱅크는 고경력 전문가와 기업을 연결해주는 인재 매칭 플랫폼이다. 인력 운용에 부담이 큰 중소기업과 퇴직한 시니어 전문가를 연결시켜 주자는 조영탁 휴넷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으며 현재 60%라는 높은 재의뢰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사내벤처를 육성한 케이스도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부산 소재 코스피 상장사인 대한제강이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을 받아 사내벤처를 성공적으로 육성했다고 밝혔다. 중기부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사내벤처팀에게 외부전문가를 통한 경영 컨설팅과 자사의 테스트베드와 네트워크를 활용한 연구개발과 판로개척을 지원하고 분사 이후에는 초기 창업자금을 투자하는 등 내·외부 자원을 활용한 성장단계별 지원체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