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선 선임연구원

[기자수첩] 벤처투자, 네이버 포스트, 그리고 수명 다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기자수첩] 벤처투자, 네이버 포스트, 그리고 수명 다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한 젊은 남자 벤처 사업가가 모 국내 증권사의 여성 애널리스트와 ‘선’을 봤던 일화를 이야기한 적이 있다. 여성이 남성에게 ‘회사 매출액이 얼마냐’, ‘영업이익률은 어떻게 되느냐’ 등 만남 자리에서 연봉 질문까지 하는 통에 불편함을 겪었다는 이야기였다. 어떻게 답변했냐고 물었더니 “RA(Research Analyst, 증권사 애널리스트 중 사원, 대리급 직원)라면서 우리 회사 감사보고서도 안 보고 왔냐?”고 쏘아붙였다는 답이 돌아왔다. 사실…

‘쏘카’ 결국 2만원도 못 지켜, 벤처기업 상장에 대한 우려 키우나

‘쏘카’ 결국 2만원도 못 지켜, 벤처기업 상장에 대한 우려 키우나

결국 쏘카(SOCAR) 주가가 2만원 밑으로 내려갔다. 차량공유업체 쏘카는 지난달 22일에 공모가액 28,000원에 상장 후 간헐적인 상승과 장기 하락세를 반복하다 결국 상장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공모가보다 30% 이상 하락세를 보이며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증권가에서 분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성장성과 수익성 양쪽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벤처기업특례상장으로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대부분의 기업들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⑧

[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⑧

‘시험 자본주의’라는 표현이 있다. 시험을 잘 치는 사람들에게 자본주의의 과실을 맛볼 기회를 제한적으로 제공한다는 비판을 담은 용어다. 고려시대의 과거시험부터 이어져 온 한국의 전통적인 인재 채용 시스템은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인재에게 우승열패(優勝劣敗)의 혜택을 몰아줬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확립된 현재의 공무원 채용 시스템도 시험이라는 제도를 통해 선발된 인력에게 채용의 기회를 열어주고, 나아가 고교 졸업 시점에 수학능력시험이라는 제도를…

[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⑦

[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⑦

한때 ‘청년 XX’, ‘청년 YY’ 등의 상품이 우후죽순처럼 출시된 적이 있다. 청년들이 만든 상품이니 조금 품질이 떨어져도 소비해 달라는 메시지가 담긴, 이름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었으나 상품 품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던 탓에 대부분의 ‘청년 ○○’ 서비스는 실패로 돌아갔다. 최근 Z세대의 구직 상황도 이와 유사하다는 것이 전직 S모 대기업 인사 담당자 A씨의 평이다. “청년들이 전혀 준비되어…

[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⑥

[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⑥

Z세대 취직난에 대한 탐방 조사는 주로 Z세대가 느끼는 시장경제에 대한 몰지각함과 소위 ‘무개념’에 대한 제보 수집으로 결론 나곤 했다. “자신들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구직자이면서 취직하게 해 달라고 아우성치고, 정작 조금만 흠결이 있으면 상품을 구매하지 않거나 소위 ‘별점 테러’를 하는 게 요즘 Z세대 아닌가요?”라는 한 Z세대 소상공인 A씨는 “알바 자르기도 무섭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르고 나면…

[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⑤

[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⑤

‘청년 고용률 회복’이라는 목소리는 높으나,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정부 정책이 나왔다는 평가는 아직 요원하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도 청년 고용 지원 사업 중 실제 생산적인 고용 효과를 본 정책은 ‘청년내일채움공제’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의 경우 채용한 청년 1명당 6개월간 매월 최대 190만원씩 지원금을 제공해준 탓에 많은 중소기업이 너도나도 월 급여…

[기자수첩] 한국 직장은 왜 직업 교육이 엉망인가?

[기자수첩] 한국 직장은 왜 직업 교육이 엉망인가?

“첫 번째 질문이 ‘첫사랑 이야기’였는데,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질문이라 약간 어버버하다가 적절치 못한 대답을 한 것 같기도 한데 지금은 제일 기억에 남네요.” 수학계에서 4년에 한 명씩, 그것도 40세 이전의 신진 수학자에게만 주어진다는 ‘필즈상’ 수상자 허준이 교수가 ‘가장 인상적인 질문을 소개해달라’는 요청에 한 말이다.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 교수의 세부 전공…

[기자수첩] Z세대가 취업을 못하는 이유 ④

[기자수첩] Z세대가 취업을 못하는 이유 ④

구직자들 사이의 속설로 ‘첫 직장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표현이 있다. 어떻게 해서든 기를 쓰고 ‘좋은 직장’을 들어가야 인생이 쉽게 풀린다는 뜻이다. 이름 없는 평범한 직장을 들어가게 될 경우 취업 시장에서 밀려난, 별로 실력 없는 인재일 것이라는 신호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첫 직장이 인생을 좌우한다? 의료분야 인사 컨설팅 전문업체 메디랩스에 따르면 의료 등의 기술 중심…

[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③

[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③

Z세대 취업과 관련한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정보 수집 역량이 굉장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회사에 대한 기초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방문해 본다거나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보는 등의 행동은 일절 하지 않은 채 면접장에서 ‘그걸 왜 찾아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Z세대가 10명 중 8~9명 정도 된다는 것이 기업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학원, 대학원은 가는데 인턴십은…

[기자수첩] 영국 비전문가 내각 구성이 주는 정책적 시사점

[기자수첩] 영국 비전문가 내각 구성이 주는 정책적 시사점

지난 6일(현지 시각),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가 다우닝 10번가 앞에서 총리 취임 연설을 했다. 특기할 점은 외무·내무·재무장관 등 핵심 요직에 흑인 등 소수 인종과 여성을 발탁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핵심 요직에 백인 남성이 빠진 내각이 탄생하게 됐다. 외무장관 제임스 클레버리(53), 내무장관 수엘라 브레이버먼(42), 재무장관 쿼지 콰텡(47)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영국의 첫 흑인…

[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②

[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②

20·30세대가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종종 쓰이는 표현 중에 ‘추노’라는 표현이 있다. 드라마 ‘추노(推奴)’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고된 육체 노동의 성격이 강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회사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도망 나오는 것을 뜻하는 인터넷 속어다. 최근 Z세대 고용률이 50% 중반대에도 못 미칠 만큼 역사상 최악의 청년 취업률에 직면해 있지만, 정작 고용한 Z세대 직원 중 1년의 근무기간 동안…

[기자수첩] 벤처투자는 언제하면 제일 좋을까?

[기자수첩] 벤처투자는 언제하면 제일 좋을까?

지난달 22일 논란 끝에 공모가 28,000원으로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쏘카(SOCAR)’가 9월 5일 상장 15일 만에 22,0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쏘카 공모에 참여했다가 20% 정도 손해를 본 투자자와의 대화에서 “45,000원에서 30~40% 인하한 가격으로 공모했으니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실망이 크다”며 “쏘카가 엄청 작을 때 투자한 사람은 그래도 돈 벌을 것 같은데, 차라리 아예 벤처투자를 안 하는…

[기자수첩] 오아시스마켓, 연내 상장 플랜 가동하나?

[기자수첩] 오아시스마켓, 연내 상장 플랜 가동하나?

지난 8월 오아시스마켓이 이랜드리테일과 함께 ‘킴스오아시스(KIM’S OASIS)’를 론칭하며 본격 협업에 나섰다. 새벽배송전문업체의 역량을 이용해 이랜드의 상품들을 효과적으로 배송하는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2025년 5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퀵커머스(새벽 배송, 단기 배송) 시장을 노리겠다는 목표가 담겨있다. 아울러 강남 상권에 105m² 규모의 협업 매장 킴스오아시스 1호점을 개점하고 상품군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오아이스마켓의 계획이다. 투자(IB)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마켓의 연내 상장은 변수가…

[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①

[기자수첩] Z세대가 취직을 못하는 이유 ①

지난 2021년 기준 20대 청년 고용률은 57.4%로 집계됐다. 2000년 60.2%에서 3.2% 내려간 수치다. 그러나 2000년의 경우 IMF 구제금융 직후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막 벗어났던 시기인 반면 2021년은 일자리 만들기에 수십조원을 쏟아부은 정권 말엽이라는 점을 비춰봤을 때 체감 격차는 훨씬 더 크게 다가온다. ‘취직이 안 된다’, ‘일자리가 없다’는 청년들의 불만은 계속 커져 가는 상태다. 실제로 IMF구제금융 회복기를…

[기자수첩] 쓱닷컴, 오아시스, 11번가도 IPO한다고?

[기자수첩] 쓱닷컴, 오아시스, 11번가도 IPO한다고?

상장 전후 기간 내내 체급이 안 되는데도 무리한 공모가로 상장에 도전한다는 비난에 직면했던 쏘카 이후, 벤처기업 특례에 따른 적자 기업들의 상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달 22일 상장예비심사서를 통과한 컬리(Curly, 서비스명 ‘마켓컬리’)도 상장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영업 현금흐름을 놓고 봤을 때 상장을 미룰 경우 현금흐름 압박이 올 것이라는 외부의 우려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되는 가운데, 기대했던 6~7조원…

[기자수첩] ‘컬리’, 쏘카의 길 vs 현대오일뱅크의 길

[기자수첩] ‘컬리’, 쏘카의 길 vs 현대오일뱅크의 길

컬리(Curly)가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에서 승인을 받았다. 예선을 통과한 셈이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상장예비심사에서 승인받은 기업은 6개월 이내에 상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난 8월 22일에 승인받았으니 내년 2월 21일까지가 6개월의 기한이다. 여러 이유로 기한 연장을 요청할 수도 있지만, 시장에 나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연장을 선택하는 경우는 사실상 드물다. 2013년 창업부터 2021년 말까지 9년간 컬리의 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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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소상공인 위해 한국형 생산보호프로그램 적용해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키기 위한 한국형 ‘생산보호프로그램'(PPP)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지원책 중 하나인 PPP는 고용안정을 위해 일정 요건을 채우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부채를 삭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는 31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안정 지원 정책토론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지원책은 계획적이지 못하고 산발적이며 지원대상 논란 등으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상반기 창업, ‘전년대비 4.7% 감소’ 부동산업 대폭 감소

상반기 창업, ‘전년대비 4.7% 감소’ 부동산업 대폭 감소

올해 상반기 창업기업 수가 전년 대비 4.7% 감소하며 70만개 밑으로 떨어졌다. 온라인·비대면 업종 창업은 증가한 반면 부동산업과 숙박음식점업 관련 창업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가 31일 발표한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창업기업은 69만5,891개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3만4,369개(4.7%) 감소한 수치다. 상반기 창업 기업 수가 70만개를 밑돈 것은 2019년(64만2,488개) 이후 3년 만이다. 숙박·음식점업은 11.9% 줄었으며, 부동산업도 18.9%…

티몬 해외 매각설, 사실상 우회 상장?

티몬 해외 매각설, 사실상 우회 상장?

쿠팡과 함께 소셜커머스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티몬이 동남아시아의 이커머스 업체인 큐텐(Qoo10)에 지분교환 방식으로 매각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사실상 우회상장? 26일, 업계에 따르면,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이끌고 있는 큐텐에서 인수 제의를 해 왔고,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지분과 티몬의 대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엥커PE),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티몬 지분 81.74%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잔여 티몬 지분은 PSA컨소시엄 (티몬글로벌)이 보유하고…

[기자수첩] 마켓컬리 vs. 골프존카운티

[기자수첩] 마켓컬리 vs. 골프존카운티

지난 22일, 쏘카와 대성하이텍이 동시 상장되면서 증권가에서 한바탕 말들이 오갔다. 쏘카는 주당 공모가를 최대 45,000원까지 잡았다가 28,000원으로 내려서 상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일 1,700원이 하락했고, 대성하이텍은 더 높게 잡아도 된다는 추천이 있었음에도 큰 욕심 없이 9,000원에 상장해 당일 시초가가 13,000원을 찍었다. 1주일이 지난 금요일, 종가를 봐도 쏘카는 27,350원, 대성하이텍은 14,400원이다. 쏘카가 원래 계획했던 대로 공모가를 45,000원으로 잡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