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경제 살릴 것” 산업연구원, 올해 GDP 전망치 상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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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올해 한국 경제 2.5% 성장한다"
회복기 맞이한 반도체 산업, 수출 견인 기대
'반도체 대표 주자' 삼성전자 둘러싼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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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2.5%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부문의 업황이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든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세가 경제 전반을 견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산업연구원의 낙관적 전망

30일 산업연구원은 ‘2024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발간, 올해 한국의 수출이 8.3% 증가하며 3년 만에 연간 무역 흑자가 발생할 것이라 전망했다. 연구원은 “2024년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호조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8.3% 증가하고, 수입은 하반기 수출 업황 개선에 따른 중간재 수입 증가로 연간 1.4% 늘어날 전망”이라며 “무역수지는 연간 335억 달러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연간 흑자 달성이 기대된다”고 했다.

민간 소비의 경우 고물가로 인한 실질 구매력 약세, 고금리 기조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의 영향으로 1.8% ‘미약한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 투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다소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자금 조달 부담과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2.3%의 ‘제한적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건설 투자의 경우 장기화하는 부동산 경기 둔화와 신규 인허가·착공 물량 감소 영향으로 작년보다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한국의 GDP 전망치는 2.5%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2.3%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2.6%보다 낮은 수준이다. 산업연구원은 “고물가·고금리가 내수 부문의 성장세를 제약할 전망이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자동차·조선 등의 주력산업의 수출 호조세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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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찾아가는 반도체 시장

이어 연구원은 2024년 상반기 반도체 수출이 큰 폭의 실적 부진이 나타났던 2023년 상반기 대비 48.2%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최근 들어 반도체 시장이 수요 회복, 재고 감소 및 단가 안정화에 따라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생산과 관련해서는 “수출 증가에 대응한 가동률 상승과 단가 상승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2% 증가가 예상된다”고 짚었다.

실제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 10개사의 올해 1분기(1~3월, 일부 기업은 2023년 12월~2024년 2월·2024년 2~4월)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은 1,488억 달러(약 204조4,95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순이익은 329억 달러(45조1,059억원)로 4.6배 늘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분석 대상이 된 기업은 삼성전자, 엔비디아, TSMC, 퀄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ST마이크로, AMD, 인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다. 이들 중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증가한 기업은 4곳(삼성전자·엔비디아·TSMC·퀄컴)이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기업은 3곳(SK하이닉스·AMD·마이크론)이다. 인텔은 10개사 중 홀로 적자를 기록했다.

파업 등 악재 부딪힌 삼성전자

관건은 대규모 파업 등 ‘악재’에 휩싸인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을지다. 지난 29일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은 삼성전차 창 이후 최초로 파업을 선언했다. 전삼노는 중앙노동위원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전자 창사 55년 이래 최초 파업의 불씨는 성과급이었다. 지난 1월 29일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확정해 공지했다. 삼성전자는 사업부가 연초 세운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경우 초과 이익금의 5분의 1 한도 안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문제는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의 성과급 지급률이 ‘0%’였다는 점이다. 반도체 업황 불황으로 DS 문이 지난해 14조8,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이유에서다.

‘성과급 0원’ 사태에 불만을 품은 DS 부문 직원들은 줄줄이 전삼노에 가입, 본격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전삼노는 지난 28일까지 임금 인상 및 투명성, 노동 조건 개선 등을 쟁점 삼아 2023~2024년 임금 교섭을 진행했으나, 끝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삼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정하고 투명한 임금 제도 개선이며 이 부분이 선행돼야 한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것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지급”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