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운영기업 모집 시작, CVC 시장 활성화 도움될까

2018년 시작된 사업, 기업 내부의 유망 사내벤처팀 발굴·육성 돕는다 자체 지원 제공하는 기업도 존재, 최근 점점 늘어나는 중 성공하는 사내벤처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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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소벤처기업부

18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기업 내부 우수 기술인력의 원활한 창업을 돕는 ‘2023년도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의 운영기업 모집 소식을 전했다. 운영기업은 자사 내부에서 발굴·육성한 사내벤처팀을 중기부에 추천할 수 있는데, 이후 평가과정을 거쳐 최종 선정된 사내벤처팀은 중기부로부터 사업화 자금(최대 1억원)과 성장 프로그램 지원을 받게 된다.

중기부는 운영기업 신청·선정 절차를 간편하게 만들어 프로그램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향상하고자 했는데,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는 기업은 사내벤처팀을 지원하기 위한 규정·인력·재원과 같은 일정한 조건을 맞추기만 한다면 추가적인 평가 없이 운영기업으로 상시 등록할 수 있다. 아울러 중기부는 신규 운영기업을 대상으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운영 가이드북·표준 운영 규정 등을 제공하고, 사내벤처 프로그램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2018년 시작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은 2022년까지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하이닉스 등 81개 운영기업의 681개 사내벤처팀·분사 창업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한, 2018년~2021년 프로그램에 참여한 530개 사내벤처팀·분사 창업기업은 매출 총 1,664억원, 신규 고용 총 990명, 투자 유치 총 476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기업 내 유망 사내벤처 발굴·육성 위해 시작, 세부 내용은 조금씩 달라져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내부의 유망 사내벤처팀을 발굴·육성하겠다는 목적으로 2018년에 시작된 사업이다. 지금까지 꾸준히 육성기업 및 지원 대상 사내벤처팀·분사 창업기업을 모집해 왔는데, 세부적인 내용이나 예산 규모는 해마다 조금씩 달라졌다.

2018년 사업 당시에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기업이 사내벤처팀에 지원한 액수만큼 정부가 추가적인 지원금(최대 1억원)을 제공했기 때문에 기업의 분담 비율이 50%였다. 이후 기업의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이 비율을 지속적으로 조정했는데, 2022년 사업 당시 분담비율은 중소기업 20%, 중견기업·공기업 30%, 대기업 40%였다. 아울러 2018년에는 운영기업 선정 요건도 지금보다 까다로웠는데, 운영기업의 사내벤처 발굴·투자·보육 역량과 사업계획 등을 서면 평가·현장실사·대면 평가의 3단계 절차를 거쳐 평가했다.

기업 경영전략 한 종류인 사내벤처, 장단점 명확

사내벤처는 기업의 경영전략 중 하나로, 기업에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사내에 독립적인 사업 단위를 설치하거나 벤처 사업을 위한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뜻한다. 기업의 사업 다각화와 우수 인력 유출 방지, 유휴인력 활용 등을 목적으로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11월 정부가 ‘제2의 벤처창업 붐’을 조성하고자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하면서 정책적으로 도입됐다.

정부 정책과 별개로 삼성전자, 코스콤, SK, 현대자동차 등 몇몇 기업들은 자체적인 사내벤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파크(1995년 데이콤(현 LG유플러스)에서 분사), 네이버컴(현 NHN, 1999년 삼성SDS에서 분사) 등이 이와 같은 자체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탄생했다.

사내벤처는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이나 인재를 새로운 곳에 활용하고,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뿐 아니라 모기업의 브랜드 가치나 경영 지원 인력으로 초기에 직면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모기업 경영진의 스타트업에 대한 편견, 실패해도 모기업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상대적으로 낮은 목표 의식 등 구조적인 문제 역시 존재한다.

젊어진 경영진·규제 완화로 지원 늘어, 외부 투자 유치하기도

최근 국내 대기업 그룹들은 사내벤처 창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주로 CVC(Coporate Venture Capital, 기업형 VC)와 CIC(Company In Company)의 형태를 갖는데,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일어난 기업들을 중심으로 신사업 개척뿐 아니라 자유롭고 창의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주사의 CVC 설립이 허용되면서 이러한 열풍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성공적인 사내벤처 출신 기업들은 모기업이 아닌 다른 기업의 투자를 받기도 한다. SK하이닉스의 사내벤처로 시작된 반도체 공정 장비 개발 스타트업 ‘알씨테크’는 VC로부터 26억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한 바 있으며,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의 1호 사내벤처인 디지털 플랫폼·미디어 솔루션 전문 기업 ‘뉴 아이디’는 총 13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CVC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대기업이 적용받는 지분 투자 제약, 스타트업에 대한 낮은 이해도와 경험 부족, 스타트업 자체의 경쟁력 부족 등 다양한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중기부가 지난해보다 발전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국내 CVC 시장의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