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부동산 경매, 낙찰가율 계속 하락세

아파트 경매 낙찰률 하락 중, 8월 서울에서도 93.7%에 불과 지방은 더 심각, 대구 낙찰률 80.3%, 평균 낙찰가액 30~35% 하락세 지방과 수도권 아파트 움직임은 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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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출규제와 고금리, 집값 하락 영향으로 서울의 경우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2020년 3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2.9%P 하락한 93.7%로 집계됐다. 경매가액뿐만 아니라 경매 낙찰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지옥션의 지난 7월 데이터에 따르면 서울에서 총 64건의 아파트 경매 물건 가운데 17건만 낙찰돼 낙찰률이 26.6%에 그쳤다. 2008년 12월의 22.5%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고, 지난 6월의 57건 대비 32건 (56.1%)에 비해서도 크게 감소한 수치다.

지난 7일간 ‘경매’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예비구매자들, 추가 하락 예상하며 경계

국내 여론 빅데이터 분석에서도 이런 경향성이 나타난다. ‘경매’ 관련 키워드에 등장하는 연관 검색어로 ‘아파트’, ‘서울’, ‘수도권’, ‘집값’, ‘하락’ 등의 키워드가 함께 나타난다. 유찰률이 높다는 것은 예비구매자가 추가 하락을 기대한다는 뜻인 만큼, 부동산 추가 하락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지금 경매 물건들은 감정가가 대부분 6개월 전에 매겨져 현 시세 대비 가격이 높은 편”이라며 “앞으로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고 경매 참여자들이 응찰을 꺼려 낙찰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 및 투기 성향이 강한 부동산 경매 시장의 특성상 아파트 시장의 선행지표로 받아들이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다.

지방은 더 빠르게 구매 수요가 빠지는 추세다. 지난달 대구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80.3%로, 서울보다 13.4% 낮았다. 역시 2012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공급량이 많았던 탓에 더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평균 109.2%를 기록했으나, 작년 11월 99.7%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 아래로 내려간 이래, 이제 80%대도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낙찰가액은 더 크게 떨어졌다. 감정가 3억2,900만원의 아파트는 69% 가격인 2억2,700만원에 낙찰되었고, 감정가 4억9,900만원의 아파트는 67.7% 가격인 3억3,700만원에 매각되기도 했다. 감정가 대비 약 30~35%로 낙찰가액이 형성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어 ‘폭락론’이 대두되지는 않고 있으나, 당분간은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7일간 ‘경매’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향후 하락 추이는 더 지켜봐야

반면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기존 주택 매매 시장에서도 급매물이 소화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경매 시장까지 가는 수요자는 드물 것”이라며 추후 규제 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집값 향방은 불확실하다는 신중론을 내놓기도 했다.

경매 및 부동산 관련 빅데이터 여론에서도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 전세 등의 직접 주거에 관련된 이슈(이상 붉은색 키워드), 수도권 및 지방의 경매 매물 가격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데 이러한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담긴 키워드 그룹(이상 녹색 및 보라색 키워드)이 나타난다.

낙폭이 확대되고는 있으나, 녹색의 수도권 관련 키워드와 보라색의 지방 관련 키워드가 나뉘는 것은 빅데이터 그룹 분리 계산 시스템이 담고 있는 정보와 두 그룹이 소비되는 연관 키워드의 정보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주간 아파트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높지 않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폭은 0.51%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가격 상승은 6.58%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으로 볼 때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합계 상승폭은 20.56%로, KB부동산 통계 기준으로는 46.32%에 달한다. 빅데이터 여론과 가격 변동을 확인한 결과, 지나친 상승폭이 금리 상승 등으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을 뿐, 향후 부동산 움직임 추이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정부 정책 의존적인 성향이 강한 만큼, 금리 인상에 따른 추가 낙폭 및 가계 이자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에 맞춘 새 정책이 나올 때까지 당분간은 하락 추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함부로 단정 짓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