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원약세 기간 경상수지 적자까지?

빨간불이 켜진 환율, 심리적 장벽 1,400원대 돌파 예상 원 약세 지속에도 상품수지 흑자 폭 줄어드는 추세 경상수지 적자 원인, 대(對)중 무역적자 및 원자재 가격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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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9월 5일~9월 7일) ‘경상수지’ 연관 키워드 클라우드/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환율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8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380.82원으로, 심리적 장벽인 1,400원대를 곧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경기둔화

원약세, 강(强)달러 기간에는 일반적으로 상품 수출 호조로 인한 상품수지 흑자를 기대한다. 원유 수입에 막대한 외화를 지불해야 상쇄되는 부분이 있기는 하겠지만, 달러로 표시된 국내 상품의 가격이 인하된 만큼 수출에는 청신호가 켜지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원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상품수지도 덩달아 흑자 폭이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은행의 ‘2022년 7월 국제수지(잠정)’ 보도에 따르면 올 상반기(1월~7월) 누적 흑자 규모는 258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J-커브 효과(환율 상승기 일시적인 수입 가격 폭등으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라고 보기에는 7개월의 기간은 짧아 보이지 않는다. 7월 기준 상품수지 흑자는 2012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8월부터는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중국 경기둔화다. 현재 쓰촨성(四川省) 봉쇄까지 결정된 만큼 8월, 9월에도 중국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한은의 전망이다. 거기에 더해 미-중 패권 갈등의 한 축인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의 경기둔화는 중장기적인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간 (9월 5일~9월 7일) ‘경상수지’ 연관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1956년 이후 최대 적자 발생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에 따르면 8월 무역수지 적자는 94억7,000만 달러로, 1956년 무역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주요인은 환율 하락으로 인한 반도체 가격 하락, 중국 수출 감소, 그리고 원자재 수입 가격의 대폭 상승이다. 결국 환율 하락이 주원인이라는 것이다. 산자부는 소득수지 및 서비스수지 숫자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무역수지 적자 폭이 큰 관계로 합계 경상수지 적자는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경상수지 관련 빅데이터 여론에서도 적자 폭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인 환율, 대(對)중 무역 적자,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언급되고 있다. 좌상단의 붉은색 키워드 그룹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제조업 관계자들이 느끼는 압박감이 잘 반영되어 있고, 좌하단의 녹색 키워드 그룹에는 중국 수출 악화 및 무역수지 적자 폭에 대한 키워드가 모여있다. 전반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의 포인트를 인터넷 여론에서도 감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원약세가 아니라 강달러 기간인 만큼, 미국을 제외한 수출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지는 않은 상태다. 대(對)미 수출 시장도 타국들과의 상품 대비 글로벌 가격 경쟁력이 나아지지는 않은 상태다. 대(對)미 수출에서 돌파구가 없는 데다 대(對)중 수출마저 약한 만큼, 당분간 무역수지가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외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거시경제학 교과서에서는 원약세가 나타나면 초기에는 ‘J-커브 효과’로 원자재 수입액이 크게 늘어 무역수지 적자가 잠깐 나타났다가 원화 표시 상품의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서 수출 호조를 예상한다.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 덕분에 원약세가 해소되어 환율이 다시 균형 환율을 찾을 것이라는 것이 교과서의 논리다. 그러나 원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마저 악화되는 상황을 맞은 한국의 현 상황은 교과서와는 많이 다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