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中 당국, ‘킹 달러’에 결국 4년 만에 외환 시장 개입

한국 경제, 대중국 무역 의존도로 위안화와의 환율 연동성 높아 위안화 선물환 거래 시 외화 거래액 20%에 인민은행에 예치해야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기회비용 증가시켜 위안화 가치 방어

160X600_GIAI_AIDSNote
지난 7일간 중국 ‘위안화’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28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까지 치솟은 가운데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 등의 주변국과 더불어 영국 파운드화 등의 글로벌 주요 화폐의 가치 변동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대(對) 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원화 값이 위안화의 해외 시장 가치에 크게 연동되어 움직인다는 것이다.

중국 내수 전망 나빠 위안화 빠른 하락세, 올해 들어 14.6% 하락

28일 위안화는 장 중 달러당 7.24위안 안팎에서 거래됐다. 위안화 환율이 ‘포치(破七)’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달러당 7위안으로 사실상 고정된 상태인 가운데, 역외 시장에서는 위안화 하락세가 가파르게 나타난다. 달러당 7.2위안을 넘은 것은 2008년 2월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14.6% 하락했다. 한 외환업계 관계자는 위안화의 28일 장중 하락을 이끈 원인은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 14의 중국 내 판매량 부진으로 인해 아이폰 생산을 최대 600만 대 늘리려던 계획을 취소했다는 뉴스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의 내수 전망이 나쁘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세계은행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정부의 전망치는 5.5%다. 중국 제외 아시아 개발도상국 22개 국가의 평균 성장률을 5.3%로 유지하고 있어 중국 성장률이 1990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 개발도상국 평균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세계은행뿐만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중국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4.4%에서 3.2%로 낮춘 상태다.

지난 7일간 중국 ‘위안화’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부동산 시장 악화까지, 결국 4년 만에 외환시장 개입 선언

게다가 중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마저 급랭 조짐을 보이고 있어 공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정부 규제와 경기 침체로 돈줄이 마른 건설사들이 아파트 공사를 줄줄이 중단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완성 상태로 방치된 주택이 중국 전역에 200만 채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빚을 내 분양 대금을 치렀음에도 공사가 멈춰 입주를 못 하게 된 중국인들이 대출 상환을 거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중국 부동산 대출의 29.1%가 부실 대출로 분류됐고 이런 부실 대출은 약 3,000조원에 육박한다.

이에 더해 중국의 올해 1~8월 누적 공업 기업 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는 중국 국가통계국의 보도도 나왔다. 지난 1~6월에는 누적으로 공업 이익이 전년 대비 1% 증가했지만, 7~8월에는 폭염과 전력난 여파로 여름을 지나며 경기가 크게 주저앉아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과 부동산 시장 악화에 기업 이익률까지 떨어져 경제 체력으로는 환율을 방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중국 당국은 4년 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로 결정했다. 인민은행은 외환위험준비금 비율을 0%에서 20%로 끌어올리는 조치를 28일부터 시행한다.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치로 금융기관들은 위안화 선물환을 거래할 때 거래액의 20%에 해당하는 외화를 인민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금융회사들이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기회비용을 증가시켜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려는 의도다. 한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킹 달러’ 현상에 따른 누적 피해에서 중국도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