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너무 올랐다” 부동산 가격 하락 전망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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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거래 절벽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자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수 년 동안 집 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상황에, 이례적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가 붙으며 매수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분양 시장까지 침체되며 주인을 찾지 못한 분양 매물들이 몇 번이고 무순위 청약에 나오고 있다. 최근 국내 주택 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금리 인상이 지목된다.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 시장이 활기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한국은행으로선 Fed의 금리 인상 속도와 수준을 의식해 우리나라 통화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 미국의 금리가 한국의 금리를 역전하면 환율 상승, 외국인 자금 유출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미 기준금리는 역전된 상태다.

단기간에 가파르게 금리가 상승하자, 차입자들의 이자 부담도 크게 가중되고 있다. 통상 주택을 매입할 땐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 금리가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소득 수준에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연내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어 거래가 살아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요자가 없으면 결국 집값은 계속해서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개발 호재 등 이벤트가 일부 지역의 매수 심리를 되살릴 수는 있지만,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일부 지방의 일로 여겨지던 미분양 문제는 수도권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2만7,910가구로, 올 5월(2만7,375가구)보다 2.0% 증가했다. 올 6월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4,456가구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25.1%(893가구)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부동산 전문가들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주목했다. 공사를 마친 후에도 분양이 되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악성 미분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 6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국 7,130가구로 전월보다 4.4%(300가구) 늘었다.

‘청약 불패’로 여겨지던 서울에서도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속출하고 있다. 올 5월 37가구에서 지난달 215가구로 481%(178가구) 급증한 것이다.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미분양 주택까지 늘어나면 결국 집값은 한층 빠른 속도로 하락하게 된다. 서울 영등포 소재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사실상 9년 만에 최고치까지 뛰었다. 대부분의 수요자들이 일단 주택 구입을 미루고 있다”며 “물건이 나와도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싼 급매물에도 좀처럼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주택 매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55만9,323건) 대비 44.5% 감소한 31만260건이다. 특히 서울의 거래량 감소가 눈에 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올 상반기 아파트 거래량은 7,896건으로, 2006년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실수요자들의 경우 금리 부담도 있지만, 최근 몇 년 간 아파트 값 자체가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있다”며 “주택을 매도하려는 사람과 매수하려는 사람 사이 인식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말까지 조정기를 겪은 뒤 다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나, 앞으로 몇 년에 걸친 조정기를 거칠 것이란 전망도 상당히 많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