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침체 아니다” vs 서머스 “침체 피하기 어렵다” 미 경제 상반된 진단

160X600_GIAI_AIDSNote

미국 전·현직 재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경기 상황에 대한 상반된 진단을 내놓으며 열띤 논쟁을 벌였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탄탄한 노동시장 등을 언급하며 “미국이 올해 1,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더라도 경기 침체로 선언된다면 놀랄 일이다. 매달 약 4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강력한 고용시장을 고려할 때 지금은 경기 침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래리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은 심각한 경기침체를 예고하며, “인플레이션이 높고 고용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었을 때는 항상 경기 침체가 본질적으로 뒤따랐다. 미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면 침체를 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전·현직 재무장관의 상반된 진단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과 래리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은 모두 다 ‘유대계’ 경제학자로서 정부 역할을 중시하는 케인스학파 노선을 걸어왔고 민주당 정권의 재무장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2021년부터 재무장관을 맡고 있는 옐런 장관은 일자리 증대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장기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적극적인 재정·통화 확장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일정 부분 인플레이션을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옐런 장관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해 “현재의 경제는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 상황이 아니다”고 우려를 잠재웠다. 그는 또 “성장이 느려지는 과도기에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고, 이는 완전고용 상태에서 경기 둔화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작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옐런 장관은 또 물가를 잡기 위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물가 안정 대책이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에 정책적으로 박자를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부 역시 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혀, 올해 사상 최대인 1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재정적자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서머스 전 장관, 인플레이션 억제 필수

1990년대 말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냈던 서머스 전 장관은 심각한 경기침체를 인플레이션 억제를 강조하며, “물가 상승률을 억제하려면 5% 이상의 실업이 5년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서머스 전 장관이 물가를 억누르다 보면 실업률 상승을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친 것이다. 또 이어 서머스 전 장관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해 연준은 기존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작년처럼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도피주의적 정책에만 다시 매달린다면 미래에는 더 많은 고통이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연준을 비롯해 정부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을 강조하고, 이에 따라서 미 의회의 세금 인상, 수입품에 대한 관세 철폐, 의약품 가격 인하, 에너지 정책 개선, 재정적자 감축 등의 정책을 제언했다.

미국 경기 침체기 진입 사실상 확정적, 정부 대응은 우려 불식에만 바빠

미국 상무부는 28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의 발표를 앞두고 있고,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의 국내총생산(GDP) 추정치는 2분기 -1.2%로  미국 경제는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기술적 침체논란이 거세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25일(현지시간) 화상문답을 통해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 설명하면서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백악관과 재무부는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더라도 고용과 투자가 튼실하면 심각성이 덜한 ‘기술적 침체’일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졌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에서 대해 일각에서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톰 코튼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최고 경제 우선순위는 침체의 정의 자체를 바꾸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캐나다 온라인 매체 ‘더포스트밀레니얼’의 선임문화기고자인 애슐리 클레어도 “백악관이 침체에 대해 우리를 가스라이팅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