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자이언트 스텝’ 단행, 흔들리는 美 경제, 미국인 56% “이미 경기 침체 상태”
미국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 인상)을 단행했다. 긴박한 상황 속 미국 국민의 절반 이상은 현재 미국이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11∼14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1천5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미국이 현재 경기침체에 빠져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22%는 경기 침체에 빠져 있지 않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22%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각각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정당 지지 성향에 따라 ‘현재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졌다고 생각하느냐’에 대한 답변이 엇갈렸다.
야당인 공화당 지지자의 70%는 미국이 경기침체를 겪는 중이라고 응답했으며, 8%만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 중에는 응답자 중 45%가 경기침체에 빠졌다고 응답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파 응답자는 56%가 현재 경기침체 국면이라고 답했다.
해당 조사의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전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 카드를 꺼내든 것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연준이 현재의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다음 달에도 0.75%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수요를 가라앉혀 물가를 최대한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이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에는 부작용도 잇따른다. 경기 침체 및 정리 해고 등, 국민 생활에 치명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에는 40여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닥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부터 발발한 공급망 붕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다.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세를 어떻게든 억제하려는 연준의 초강수가 이어지며 조만간 미국 시장에 불황이 닥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힘이 실린다.